[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주형이, 주환이 형, 혜성이, 도슨…아, 우타자가 없구나.”
근래 키움 히어로즈 주축타자는 좌타자였다. 올 시즌만 해도 간판스타 김혜성과 외국인투수 로니 도슨, 최주환, 송성문, 이주형 등이 전부 좌타자다. 현재 메이저리그에 있지만, 작년까지 기둥을 맡아온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역시 좌타자다.
타격은 좌타자가 유리하다. 우타자보다 내야안타 확률이 높다. 아무래도 좌투수보다 우투수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균형이 중요하다. 오히려 현대야구는 힘 있는 우타자의 가치가 높다. 그래서인지 키움은 이번 오프시즌에 야시엘 푸이그, 루벤 카디네스, 강진성, 김동엽 등 우타자를 집중적으로 모았다.
특히 SSG 랜더스에서 방출된 뒤 키움에 입단한 강진성(31)의 경우 야구인생에 또 한번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한 마디로 키움행은 기회다. 강진성은 최근 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 두산 베어스에선 “이방인 같은 느낌”이었고, SSG 랜더스에선 이숭용 감독이 부임하고 리빌딩에 신경을 쓰자 자신에게 기회가 많지 않을 걸 예감했다고 털어놨다.
키움은 다르다. 기본적으로 젊은 선수에게 많은 기회를 주는 팀이지만, 홍원기 감독은 시즌 준비를 착실히 한 선수에겐 무조건 기회를 주는 스타일이다. 키움이 힘 있는 우타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강진성이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서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면 시즌 초반부터 1군에 자리를 잡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강진성은 “우타자가 많이 없더라. 내가 상대 팀에서 바라볼 때도 주형이, 주환이 형, 혜성이, 도슨. 이렇게 1번에서 5번까지 계속 좌타로 가고 그러더라. 우타가 없다 싶었다. (오른손)대타도 여의치 않은 것 같고”라고 했다.
강진성은 트레이드, 방출, 2군 생활, 부상 등으로 시련을 극복하는 맷집이 매우 단단하다. 그는 “내가 ‘장타를 쳐야지, 뭐 해야지’ 이런 것보다 그냥 제일 좋았을 때의 몸을 기억하면서 해야 한다. 지금도 몸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했다.
1군에 못 올라오던 NC 시절엔 앞이 보이지 않았고, NC에서 2020시즌 잘할 만하니 부상이 찾아왔다. FA 보상선수에 트레이드, 그리고 방출까지. 강진성에게 키움은 기회다. 그는 “내가 ‘잘 해야지’가 아니라, 하루하루, 주어진대로 열심히 살다 보면 진짜 열심히 하게 돼 있다. ‘아니면 말고’ 이런 마음으로 하면 안 된다”라고 했다.
사실 강진성이 소화 가능한 1루와 외야는 강진성보다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대타부터 차분히 팀에 기여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움직이면 길이 보일 수 있다는 걸, 수년간의 경험으로 잘 안다.
강진성은 올해 1군에서 16경기, 퓨처스리그에서도 19경기밖에 못 나갔다. 합계 35경기다. 그 누구보다 제대로 야구를 하고 싶어한다. 최근 담당기자들과 만난 홍원기 감독에게 강진성이 칼을 가는 것 같다고 하자 말없이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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