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전주 최병진 기자] 김두현 감독의 거취가 전북의 새로운 고민으로 떠올랐다.
K리그1 최다 우승(9회)의 주인공 전북을 올시즌 최악의 시기를 겪었다. 시즌 초부터 성적이 추락하며 하위권에 머물렀고 결국 승강 플레이오프(PO)까지 추락하게 됐다.
다행히 서울 이랜드와의 승강 PO 1차전과 2차전을 모두 2-1로 승리, 합계 스코어 4-2로 1부리그 생존에는 성공했지만 전북에게는 치욕과 같은 시즌이었다.
전북은 다음 시즌에는 반드시 다시 우승 경쟁을 펼치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당면 과제가 있다. 바로 김 감독과의 동행 여부.
김 감독은 단 페트레스쿠 감독이 경질된 후 지난 5월에 전북의 지휘봉을 잡았다. 전북은 수석코치 시절 보여준 김 감독의 전술적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또한 ‘스마트 리더십’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선수단 운영에도 강점이 있다고 기대했다. 그렇게 김 감독은 전북 역대 최연소 감독이라는 수식어까지 달게 됐다.
하지만 전북이 기대하는 극적인 반전은 없었다. 김 감독은 정규리그 24경기를 치르며 7승 7무 10패를 기록했다. 승률이 29%에 불과하다. 전반기에 비해 조직적인 면이 나아진 모습이었으나 ‘파격 선임’의 이유를 증명할 수준은 아니었다.
오히려 우려스러운 점은 도드라졌다. 가장 먼저 선수단 장악을 완벽하게 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전북의 지난해 기준 선수당 연봉 총액은 198억767만7천원이다. K리그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름값’이 있는 선수들이 즐비하다는 뜻이다.
이런 선수단을 이끌고 하위권에서 벗어나야 하는 상황에서 선수단 내 파벌 등 내부 문제 소문이 계속됐다. 감독 경험이 부족한 김 감독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일이었다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자연스레 김 감독의 선수 기용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게 됐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한 이승우를 리그에서 선발로 단 2번밖에 출전시키지 않았다. 김 감독은 여러 차례 이승우의 부상과 컨디션을 고려한 선택이었음을 밝혔으나 잔류 싸움 속에서 이승우 정도의 선수를 활용하지 않으면서 의문을 남기기도 했다.
압박감 속에서 실언도 나왔다. 김 감독은 전북 팬들을 향해 “여러분들도 강등을 원하지 않으시는 거 아니냐”라며 충돌을 하기도 했다.
부임 때부터 거론이 됐던 ‘초보 감독 리스크’는 결국 현실이 되면서 승강 PO까지 이어졌고 팬들의 지지까지 받지 못하는 상태가 됐다. 일부 팬들은 서울 이랜드와의 2차전이 끝난 후에도 ‘김두현 나가’라는 걸개로 불만을 표출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자신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았다. 고심이 많은 듯 한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한번 더 다음 시즌에 대한 내용이 나오자 김 감독은 “지금 말씀 드릴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전북 입장에서 내년까지 김 감독과 계약이 돼 있지만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한 시즌 만에 다시 새로운 감독을 다시 데려오는 것도 쉬운 선택은 아니지만 김 감독 체제를 유지하는 것도 검토를 할 수밖에 없다. 잔류를 했음에도 전북이 감독을 교체할 수 있다는 이야가 나온 맥락도 이와 같다.
중요한 건 빠른 선택이다. 전북은 내년 1월 2일에 태국으로 전지 훈련을 떠난다. 승강 PO까지 치르며 다른 팀들보다 늦게 시즌을 끝낸 만큼 주어진 휴식기가 길지 않다.
새로운 감독을 데려올 것이라면 빠르게 선임 절차에 돌입해야 하고 김 감독과의 동행을 이어갈 것이라면 그에 맞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 몇 년 동안의 잦은 감독 교체로 스쿼드 ‘불균형’이 지속된 만큼 ‘사령탑’부터 빠르게 결단을 내려야 전북이 다짐한 ‘부활’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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