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투수 원태인(24)이 기초군사훈련을 마친 후에도 여전히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원태인은 3일 서울 강남구 엘리시안 호텔에서 열린 조아제약 2024 프로야구대상 시상식에서 최고투수상을 수상하며, 자신의 군 복무 경험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이거 제 머리 아닙니다. 완전 짧게 머리 깎아서 그냥 올까 하다가 ‘그래도 남는 게 사진’이라는 생각에 가발을 선택했습니다”라고 웃으며 시상식에 참석한 이유를 밝혔다.
올 시즌 원태인은 28경기에서 15승 6패, 159⅔이닝 평균자책점 3.66의 성적을 기록하며 삼성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큰 기여를 했다. 그는 KBO리그 공동 다승왕에 오르면서, 지난달 26일 KBO 시상식에는 기초군사훈련 관계로 영상으로 인사만 전했다.
원태인은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예술체육요원 자격을 얻었으며, 약 3주 동안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후 훈련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훈련소에서는 힘들고 추웠지만, 나와서 생각해보니 뜻깊은 경험이었다”며 “사격에서는 20발 중 18발을 명중시켰다. 영점 사격에서 과녁을 못 맞혀서 주변에서 ‘제구가 좋다고 하더니 실망스럽다’는 말을 듣고, 기록 사격에서는 집중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회상했다. 20발 중 18발 명중은 특등사수의 최소 요건으로, 그의 사격 실력을 자랑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훈련소에서 중대장 훈련병을 맡아 121명을 대표하는 얼굴이 된 원태인은 “원래는 조용히 갔다 나오려고 했는데, ‘중대장 훈련병 하면 휴대전화 30분 더 쓸 수 있다’는 말에 혹해서 맡았다. 결국 휴대전화는 못 썼지만, 좋은 추억이 남았다”고 말했다.
정규시즌뿐만 아니라 포스트시즌에서도 눈부신 투구를 선보인 원태인은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6⅔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었고,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는 비 때문에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되기 전까지 5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그러나 4차전에서는 몸이 불편한 기색을 보이며 2⅓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고, 이후 어깨 회전근 부상 진단을 받았다.
그는 “훈련소 입소 전에 어깨 사진을 찍었는데, 약 60%가량 회복된 상태였다. 당시 한 달이면 완전히 회복될 거라 했다. 조만간 다시 검사할 건데 그때는 다 나았을 것”이라고 현재 몸 상태를 설명했다. 원태인은 “프리미어12에는 정말 나가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한국 야구가 국제대회에서 잘했다면 좋았겠지만, 이걸 WBC에서 겪으면 안 된다. 그때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
그의 내년 시즌 목표는 올해보다 더 좋은 투구와 우승이다. 그는 “내년에는 한국시리즈 끝나고 행복의 눈물을 흘리고 싶다. 올해 좋은 성적을 냈으니까 유지하려면 내년에 더 노력해야 한다. 포스트시즌 때 밸런스가 너무 좋았고, 그 감각을 잊지 않으려고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스프링캠프에서는 삼진을 위한 새로운 결정구 장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원태인은 “이제 체인지업이 타자 눈에 너무 익숙해졌다. 큰 무대를 경험해보니, 삼진 잡는 투구가 필요하겠더라”고 말했다. 그는 “저에게 국제대회 1선발로는 의문 부호가 붙는 걸 안다. 그래서 삼진 능력을 키워야 한다. 캠프에서 시도해볼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 = 일간스포츠 제공, TVING 캡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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