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약 700억원. KBO리그 구단의 약 1년 반 정도의 운영비다. 그런데 이걸 쓴 것도 아니고 벌어들일 구단이 있다. ‘포스팅 맛집’ 키움 히어로즈다.
MLB.com의 4일(이하 한국시각) 보도, KBO와 키움의 이날 발표에 따라 김혜성(25)은 미국 동부기준 5일 8시(한국기준 5일 22시)부터 한미포스팅시스템에 의해 메이저리그 30개 구단과 30일간 협상할 수 있다. 협상 결과에 따라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 행선지, 몸값, 키움이 챙길 이적료가 결정된다.
현행 한미포스팅시스템에 따르면, 계약 총액이 2500만 달러 이하의 경우 총액의 20%가 포스팅 비용이다. 2500만~5000만 달러라면 2500만 달러의 20%(500만 달러)와 2500만 달러 초과 금액의 17.5%가 포스팅 비용이다. 5000만 달러가 넘으면 2500만 달러의 20%(500만 달러)와 17.5%(437만 5000달러), 5000만 달러 초과금액의 15%가 포스팅 비용이다.
키움은 2014-2015 오프시즌의 강정호, 2015-2016 오프시즌의 박병호(삼성 라이온즈), 2020-2021 오프시즌의 김하성(FA), 2023-2024 오프시즌의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이어 이번 2024-2025 오프시즌에 김혜성까지 구단 통산 5번째 메이저리거를 배출하기 일보 직전이다. 현 시점에서 김혜성이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을 맺지 못할 가능성은 낮다.
키움은 강정호 계약으로 500만2015달러, 박병호 계약으로 1285만달러, 김하성 계약으로 552만5000달러, 이정후 계약으로 1882만5000달러를 벌었다. 총액 4220만2015달러(4일 기준 약 597억원)를 챙겼다.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사태로 원화가치가 떨어지기 전을 기준으로 삼아도 약 550~560억원 수준이었다.
김혜성은 김하성이나 이정후처럼 KBO리그를 타격으로 평정하지는 못했다. 때문에 계약총액은 이들보다 낮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 예상이다. MLB트레이드루머스는 약 3년 2400만달러 수준의 계약을 예상한 바 있다.
이를 기준으로 삼으면, 키움이 챙길 포스팅 비용은 480만달러다. 통산 총액 4700만2015달러, 한화 약 665억원에 이르게 된다. 그런데 김혜성에게 복수 구단이 경쟁할 경우 몸값이 조금 더 올라갈 수 있고, 키움이 챙길 포스팅 비용도 조금 더 늘어나면 포스팅 통산 비용만 700억원을 돌파할 수도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700억원. KBO리그 구단의 1년 반 정도의 운영비 예산이라고 보면 된다. 보통 1년에 4~500억원을 쓰기 때문이다. 모기업이 없는 키움이 선수를 잘 뽑고 잘 키워 얻어낸 결과이니, 경제적, 산업적 관점에선 박수 받을 일이다.
이들 외에 포스팅을 통해 KBO리그애서 메이저리그로 건너갔던 선수는 2012-2013 오프시즌의 류현진(한화 이글스), 2019-2020 오프시즌의 김광현(SSG 랜더스)이 ‘유이’했다. 한화와 SSG도 딱 한번씩, 각각 2573만7737달러, 160만달러를 벌어들인 게 전부다. 나머지 7개 구단의 역사에는 전혀 없는 일이다.
강제하거나 권고할 일은 아니다. 프로구단들의 방향성이 획일화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키움의 독보적 행보는 실질적으로 돈 한푼 제대로 못 버는 한국 프로스포츠 역사에서 연구대상임이 확실하다. 미친 존재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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