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프리스타일 품새의 여제 차예은(23, 용인시청)이 2024 세계태권도연맹(WT)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하며 다시 한번 세계 정상의 자리를 차지했다. 차예은은 2일 홍콩 콜리세움에서 열린 대회 사흘째 프리스타일 여자 17세 이상부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2022년에 이어 대회 2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예선에서 1위로 결선에 오른 차예은은 최종 점수 9.280점을 기록하며 덴마크의 에바 산드레센(8.74점), 미국의 앨리슨 데구즈만(8.74점), 멕시코의 세실리아 리(8.68점)를 큰 점수 차로 제치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차예은은 경기를 진행하며 절제된 동작으로 시작한 후, 중반부에 고난도의 아크로바틱 기술을 선보이며 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이번 대회부터 규정이 변경되어 난이도가 높아진 공중 가위차기를 6회 연속 성공시킨 후, 720도 뒤후려차기와 공중 4단계 연속 발차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우승을 예감하게 했다.
우승 후 차예은은 “자유품새를 하기에는 나이도 많고 체력과 기술력 구사에 한계가 있어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며 “이번 대회가 세계대회 자유품새 은퇴 무대라 생각했기에 잘 마무리하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녀는 2022년 고양 세계선수권대회에서의 첫 우승 이후, 춘천 아시아선수권대회, 청두 세계대학경기대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에서 금메달을 수확하며 태권도 품새 분야의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세계적인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한편, 프리스타일 17세 이상 남자부에 출전한 윤규성(한국체대)은 결선에서 9.34점을 획득했지만, 9.42점을 기록한 미국의 성현 에릭 권(한국명 권성현)에게 0.08점 차로 밀려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에릭 권은 한국에서 엘리트 겨루기 선수로 활동하다가 미국으로 이민 간 권기덕 사범(뉴저지주)의 아들로, 이날 에릭 권의 경기를 코치석에서 지켜보던 권 사범과 함께 부자(父子)가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합작하는 순간을 맞이했다. 에릭 권은 2022년 고양 대회에서 공인품새 단체전 1위, 개인전 2위를 차지한 후, 자유품새로 전향해 단 2년 만에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한국은 이날 공인품새 남자부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휩쓸었으며, 유소년부 김정재(대전외삼중), 청소년부 이진용(화곡중), 50세 이하부 김학동(명장태권도장)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한, 여자 청소년부에서는 신유빈(흥덕고), 한송연(화수고), 이루다(부산정보고) 팀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다. 한국은 이날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추가하며 종합순위에서 선두를 굳히고 대회 13연패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사진 =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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