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제구 잡는다고 너무 손을 많이 쓰면…”
두산 베어스 슈퍼루키 김택연(19)은 확실히 야구를 잘 배웠다. 제구를 잡기 위해 심하게 애를 쓰지 않았다. 대신 철저히 하체 위주의 투구밸런스를 익혀 구위를 올렸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파이이어볼러의 딜레마’를 피했다.
김택연은 지난 1일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날 시상식에서 올해의 신인이 됐다. 그리고 제2의 김택연이 되고자 하는 중~고등학교 투수들에게 세심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제구보다 패스트볼 구위를 우선한다는 기조다.
김택연은 “난 속구를 던지는데 중점을 둔다. 자기가 좋은 밸런스를 갖고 있으면, 원하는 곳에 던지기 쉬워진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제구를 잡으려고 너무 손을 많이 쓰면 다른 좋은 매커닉이 깨질 수 있다. 좋은 밸런스에서 나오는 속구를 꾸준하게 던지는 연습을 어릴 때부터 많이 했다”라고 했다.
김택연은 이미 포심패스트볼 150km을 뿌리지만, 롱런을 위해 스피드도 더 올리려고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변화구 구종 추가도 장점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시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만족은 없다. 단, 이미 구속보다 구위가 더 좋은 투수이기도 하다.
철저히 하체위주의 투구로 이상적인 중심이동을 하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다. 분당회전수가 좋은 이유다. 김택연은 “어릴 때부터 공을 채서 던지기보다 누른다는 생각으로 던졌다. 그리고 앞에서 던지라고 하는데, 반대로 뒤에서부터 던지기 시작해 하체를 쓰기 시작했다”라고 했다. 익스텐션이 길면 좋지만, 그게 좋은 구위의 절대적 조건은 아니다.
그렇다면 하체 운동을 어떻게 했을까. 김택연은 “하체 운동을 정말 많이 한다. 나도 공이 막 빠르거나 구위가 좋은 투수는 아니었다. 이렇게 많은 변화를 줘서 좋아진 것이다. 단거리 뛰기도 중요하고 악력 운동도 중요하다”라고 했다.
목적 없이, 이유도 모르고 하는 운동은 의미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택연은 “안 좋았을 때보다 좋았을 때 이미지를 많이 떠올린다. 운동을 할 때 목적성을 확실히 가져야 한다. 알고 운동을 하는 것과 모르고 운동을 하는 건 다르다. 내가 왜 이 운동을 하는지 알아야 한다. 그걸 모르면 나중에 흔들렸을 때 회복하기 쉽지 않다”라고 했다.
그렇게 김택연은 올 시즌 60경기서 3승2패19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했다. 두산의 클로저, 세이브 역사를 바꿀 가능성이 충분하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내년 준비를 단단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준비를 제대로 할 때 프로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자신감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김택연은 “솔직히 얘기하면 나도 나에 대해 물음표가 있었다. 내 공이 프로에서 통할까 의문이 많았다. 자신감을 얻는 게 중요하다. 자신감이 생기면 타자를 상대하는데 잡생각도 들지 않는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준비를 잘 해야 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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