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상암 노찬혁 기자] 코리아컵으로 명칭을 바꾼 대한축구협회(KFA)의 시도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여전히 문제점을 노출했다.
포항은 지난달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울산 HD와의 결승전에서 3-1로 승리했다. 포항은 대회 2연패 성공과 함께 코리아컵 최다 우승 구단(6회)으로 올라섰다.
지난해 코리아컵은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8월에 열렸어야 할 준결승을 ‘잼버리’와 ‘카눈’의 여파로 연기했다. 이후 4강을 11월로 옮기고 결승전을 단판승부로 바꿨다. 단판 결승전에서도 원정 팬의 비율을 확실하게 정하지 못했고, 비디오 판독(VAR)도 결승전에만 가동됐다.
KFA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1996년부터 사용했던 FA컵 명칭도 한국 축구를 대표한다는 의미와 대외적인 상징성을 고려해 코리아컵으로 변경했다. 진행 방식도 준결승은 홈 앤드 어웨이, 결승전은 단판승부로 열기로 했다.
결승전 장소는 올해부터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정했다. 잉글랜드 FA컵이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치러지는 것처럼 코리아컵의 결승은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경기장에서 치른다는 전통을 정착시키기 위해서였다.
대회 규정도 일부 변경했다. 지난해 결승에만 시행됐던 비디오판독(VAR)은 8강전부터 시행해 판정의 공정성을 높이기로 했다. 지난해까지 경기당 3명이었던 선수 교체는 최근의 변화된 추세대로 5명으로 늘어났다. 연장전에 돌입할 경우에는 1장의 교체 카드가 추가로 주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문제점은 존재했다. 미디어데이 때부터 양 팀 감독이 일정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도 그럴 것이 포항은 지난달 27일 요코하마 마리노스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경기를 치른 뒤 코리아컵 결승전을 가졌고, 3일 비셀 고베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있다.
울산 역시 26일 상하이 하이강과 ACLE 경기를 펼쳤고, 코리아컵 결승전 이후 4일 중국으로 이동해 상하이 선화와의 원정경기를 치른다. 울산의 경우 탈락 위기에 놓은 ACLE에서 일부 주전 선수들을 기용해 코리아컵 결승전을 대비한 로테이션을 가동하지도 못했다.
박태하 포항 감독은 코리아컵의 위상을 언급하며 일정을 조금 더 고민해 달라고 요청했고, 김판곤 울산 감독은 “미디어데이도 너무 먼 날에 잡혔다”며 “리그 경기를 앞두고 훈련도 못하고 기자회견을 하기 보다 가까운 날에 미디어데이를 하는 게 더 좋았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엔트리를 18명으로 제한한 것도 문제점 중 하나였다. K리그1 정규리그 경기에서는 교체 명단에 총 9명을 앉힐 수 있지만 코리아컵에서는 7명만 벤치에서 대기했다. 결승전이 연말에 열리는 만큼 부상자와 전력 누수를 감안해 엔트리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결승전이 끝난 뒤 박 감독은 “다른 감독들도 똑같은 생각인데 왜 코리아컵은 엔트리가 18명인지 모르겠다. 다른 리그는 최대 25명까지 교체 멤버를 두기도 한다. 연말에 있는 결승전을 앞두고 부상자도 많이 나왔고, 여러가지 전력 누수가 있는 상황인데 18명을 꾸리기 굉장히 힘들다. 감독들의 선택 폭을 넓혀준다면 경기의 질도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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