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살살 던져라.”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28, KT 위즈)의 KT행은 키움 히어로즈 선수들에게도 적잖은 반향을 일으켰다.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키움 선수들은 헤이수스의 KT행을 두고 여러 반응을 보였다. 떠나서 아쉽기도 하고, 내년에도 KBO리그에서 만날 수 있어서 반가울 것 같다는 기대감도 있다.
키움은 검증된 헤이수스와 아리엘 후라도의 보류권을 깔끔하게 포기한 뒤 야시엘 푸이그, 루벤 카디네스라는 외국인타자 2명 조합을 2025시즌에 선보인다. 아울러 새 좌완 외국인투수 케니 로젠버그를 영입했다.
키움도, 웨스 벤자민을 포기한 KT도 새로운 승부수다. 2025시즌 키움과 KT의 맞대결에 적지 않은 관전포인트가 생긴 셈이다. 키움 주장 송성문은 헤이수스의 KT행이 확정되고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로 “살살 던져라”고 했다.
송성문은 “헤이수스를 적으로 만난다…엄청 까다로울 것 같다. 좌타자 상대로 올해도 엄청 잘 던진 지표가 말해준다. 살살 던지라고 DM 보냈다”라고 했다. 웃음 속에 경계심이 있었다. 실제 헤이수스는 올해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0.208에 불과했다. 홈런을 단 1개도 맞지 않았다.
특히 좌타자 송성문으로선 아무래도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주형, 최주환 등 키움 주요 국내타자는 좌타석에 들어선다. 키움도 헤이수스도 서로 너무 잘 알지만, 제대로 준비를 해야 좋은 승부를 할 수 있을 듯하다.
송성문은 “헤이수스도 그렇고, 후라도도 많은 얘기가 나오는 것 같은데, 둘 다 너무 많은 헌신과 노고를 해준 상대로 만나면 이기려고 노력해야죠”라고 했다. 후라도 역시 연봉을 깎으면 KBO리그 타 구단 이적이 가능한 신분이다.
헤이수스와 후라도는 키움 선수들에게 좋은 동료였다. 투수도 아닌 타자 이주형이 헤이수스의 이적에 아쉬움과 반가움을 동시에 드러내기도 했다. 헤이수스는 이주형을 보더니 단박에 좋은 타자인 걸 알아채고, 많은 격려를 해줬다는 후문.
이주형은 올 시즌 자신의 타격자세가 완전히 무너지며 힘들어한 시기가 있었다고. 그때 헤이수스가 이주형에게 “hit the ball”이라고 했다. 그냥 공 보고 공 치기를 하라는 뜻이다. 이주형은 “이렇게 빨리 팀을 찾아서 개인적으로 좋다. 헤이수스의 공을 쳐야 한다는 생각에 좀 막막하긴 하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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