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시즌 중엔 술은 절대 안 된다.”
KIA 타이거즈 대투수 양현종(36)은 올 시즌을 치르면서 “학교(동성고)에 가보니 나는 모르고 (김)도영이만 알더라”고 한 적이 있었다. 양현종은 물론 여전히 중~고교 선수들의 우상이자 롤모델이다. 그러나 그 비중이 점점 김도영(21)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걸 실감했다.
1일 서울 리베라호텔 청담. 한국은퇴선수협회가 15명의 중~고교 선수에게 장학금을 수여하면서, 최고의 선수와 최고의 신인으로 선정된 김도영과 김택연(19, 두산 베어스)과 대화의 시간을 마련했다. 유망주들은 미리 정해놓은 질문을 던졌고, 김도영과 김택연이 답했다.
김도영에게 질문이 쏟아졌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프로의 몸 관리 방법’이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세계는 완전히 다르다. 짧은 기간 집중적으로 토너먼트 대회를 소화하는데 익숙한 유망주들이, 프로에 오자마자 144경기 레이스에 적응하는 게 매우 어렵다.
천하의 김도영도 2년간 시행착오, 부상 등의 이슈를 극복하고 나서야 MVP에 오르며 한국야구 최고에 오를 수 있었다. 그라운드에서 싸울 수 있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기술만큼 건강관리의 중요성도 뼈저리게 느꼈다. 1~2년차를 보내며 유독 부상이 잦았다.
김도영은 “그 친구가 택연이에게도 몸 관리에 대한 질문을 하더라. 그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중요성을 아는 것 같다”라고 했다. 당연히 김도영은 프로의 몸 관리의 시작은 유혹을 피하고 타협을 하지 않는다는 걸 잘 안다.
김도영은 “프로라면 시즌 중엔 웬만하면 술은 절대 안 된다. 그리고 잠이 제일 중요하다. 일정한 수면 시간을 갖는 게 제일 중요하다. 그리고 자기만의 루틴이 중요하다. 프로에 와서 보니까 루틴이 가장 큰 차이”라고 했다. 고교 시절까진, 루틴이 없는 선수가 대다수다.
김도영은 기본적으로 술, 담배를 멀리한다. 그리고 일정시간에 자고 일어나려고 한다. 시즌 중 이동으로 수면시간이 늦어져도 수면의 양질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그는 “차에서도 너무 피곤하면 잤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루틴의 대표적인 것 하나를 소개했다. 대기타석에서 미리 타석에서 해야 할 세 가지를 생각하는 것이다. 김도영은 “일단 타이밍이다.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했다. 매커닉, 폼은 연습할 때 중시하고, 실전서는 자연스럽게 나와야 한다. 오직 타이밍만 생각해야 투수들의 포심패스트볼을 제대로 노릴 수 있다. 보통 포심을 노리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 몸이 먼저 앞으로 나가는 현상을 막기 위해 힌지(허리 부분을 의도적으로 잡는다)를 잡는다는 생각을 한다. 마지막으로는 “그냥 강하게 친다”다. 어떻게 보면 단순하지만, KBO 최고타자가 될 수 있었던 기본적인 비결이다. 김도영의 말에 중, 고교 유망주들의 눈빛이 반짝였다. 김도영이 이젠 누군가의 롤모델이자 우상이 됐다.
김도영은 최근 각종 시상식에 참가하느라 개인훈련을 충분히 하지 못한다고 솔직하게 토로했다. 그러나 내년 준비에 지장이 있는 수준은 아니다. 이미 비 시즌 수비훈련, 타격훈련, 웨이트트레이닝 등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다. 자신만의 오프시즌 루틴도 생긴 듯하다.
오히려 아쉬운 건 잠을 제대로 못 잔다고. 몸 관리의 기본인데 최근 약간의 피곤함이 있다. 왜 잠을 못 잤을까. 지난달 30일 구단 페스타 준비 때문이었다. 김도영은 깜찍한(?) 여장으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그는 “가사 외우느라 시간을 거의 다 썼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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