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청담 김진성 기자] “진짜 칠 수 없겠다. 처음으로 벽을 느꼈다.”
KIA 타이거즈 간판스타 김도영(21)은 올 시즌 유독 신인상의 주인공 김택연(19)에게 약했다. 세 차례 상대해 패스트볼로 두 차례나 삼진을 당했다. 나머지 한 타석은 볼넷. 김도영은 “(타격감이)안 좋을 때라서 인정은 못한다”라면서도 “그런데 택연이 공은 정말 다르다”라고 했다.
김도영이 1일 서울 리베라호텔 청담에서 열린 한국은퇴선수의 날 시상식에서 밝힌 내용이다. 그런 김도영은 김택연보다 박영현(21, KT 위즈)이 더욱 까다로운 투수라고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이날 한은회는 중, 고교 유망주 15명에게 장학금을 주면서 김도영, 김택연과 대화의 시간을 준비했다.
여기서 한 유망주가 김도영에게 “올 시즌 가장 까다로운 투수가 누구였는지 궁금합니다”라고 했다. 김도영은 “솔직히 지금까지 쳐온 공들 중에선 영현이 공이 제일 까다로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타격감이 )좋을 때 한번 공을 쳐봤는데 ‘진짜 칠 수 없겠다’라고, 약간 ‘처음으로 벽을 느꼈다’는 느낌”이라고 했다.
박영현은 김택연과 함께 현 시점 젊은 불펜투수들 중에서 가장 구위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 시즌 초반 부진했으나 중반 이후 만회했다. 마무리로 자리 잡았다. 66경기서 10승2패25세이브 평균자책점 3.52를 기록했다. 와일드카드결정전, 준플레이오프 총 4경기서 1점도 내주지 않았다. 프리미어12 대표팀의 마무리로 뛰면서도 철벽투구를 했다. 대표팀 류중일 감독도 박영현을 극찬했다.
그런 박영현도 알고 보면 김도영을 상대하는 게 쉽지 않았다. 올 시즌 두 사람의 맞대결 성적은 2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삼진. 한 번은 삼진이었지만, 나머지 한 번은 김도영의 홈런이었다. 김도영은 올해 박영현에게 홈런을 쳤는데도 박영현을 가장 까다로운 투수라고 했던 것이다.
김도영은 6월16일 수원 KT전서 2-1로 앞선 9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박영현의 초구 149km 포심패스트볼이 가운데에서 약간 높게 들어오자 강하게 타격,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0m. KT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은 결정타였다.
그러나 김도영은 의미를 두지 않았다. “영현이를 상대할 땐 저도 타격감이 좋을 때 만난 것이었다”라고 했다. 김택연에게는 삼진만 두 차례 당해놓고도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며 좋을 때 상대하고 싶다고 한 반면, 박영현에겐 반대의 얘기를 한 셈이다.
결국 김도영은 박영현과 김택연 모두 인정한 것이다. 앞으로 이들은 수년간 결정적 상황서 부딪힐 것이다. 앞으로 박영현과 김택연은 KT와 두산 베어스의 간판 마무리로서 오승환의 대를 잇는 보물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부상만 조심하면 된다. 김도영의 미래야 굳이 설명할 이유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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