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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난다” 대한민국 스포츠 전설, 조심스럽지만 단호하게 분노의 감정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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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 / 뉴스1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 / 뉴스1

‘유도 영웅’ 하형주(62) 국민체육진흥공단 신임 이사장이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과 김택규 대한배드민턴 회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선수들 생각과 사고력은 21세기에 있는데 대한체육회와 체육회 가맹단체들의 모습은 자신이 선수 생활을 할 때와 똑같다고 말했다.

하형주 국민체육진흥공단 신임 이사장 /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하형주 국민체육진흥공단 신임 이사장 /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하 이사장은 28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출입 기자 간담회 및 인터뷰를 갖고 취임 소감과 향후 계획을 밝혔다. 그는 “스포츠 가치를 높이고 기본과 원칙을 바로 세우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올림픽 금메달 이후 처음으로 다수의 기자 앞에 선 하 이사장은 “감격스럽고 떨린다”며 “국민체육진흥공단이라는 조직이 이렇게 크고 대단하다는 걸 실감한다. 그래서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어릴 때 유도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태릉선수촌에서 밥 한 번 먹어보고 태극기 달린 운동복을 입어보는 게 꿈이었다. 이후 국가대표로 활약하면서 국민체육진흥공단을 동경했고, 언제가 될지 몰라도 반드시 체육계 수장이 돼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열심히 달려왔고,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하 이사장은 업무에 임하는 자세로 “공단 설립 목적에 맞는 올바른 기본 원칙을 세우고, 이를 바탕으로 공단이 흔들리지 않는 틀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렇게 하면 내가 물러난 뒤에도 공단은 가치와 철학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서울올림픽 기념사업과 관련해 안정적인 재원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공단 재정 안정성을 바탕으로 취지에 맞는 사업들을 해나가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국민생활체육참여율 목표도 제시했다. 현재 62.8%인 참여율을 임기 동안 70%까지 끌어올리고, 공단 기금 예산을 3년 안에 2조5000억 원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열심히 노력하면 충분히 가능한 목표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지방 학교에서 운동부가 해체되는 문제에 대해 하 이사장은 “16개 시도에 지역 인재를 양성할 거점을 마련하고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이를 한국체육대학이 총괄하도록 하면 체계적으로 체육 인구를 늘릴 수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스포츠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지 않으면 체육 인구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적극적으로 지역 활성화를 돕고 체육의 가치를 전파하겠다”고 말했다.

학교 체육의 활성화를 위해선 사회적인 인식 전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 이사장은 “스포츠는 정정당당하고 정의로운 것”이라며 “땀 흘리고 노력한 만큼 성과를 거두는 것이 스포츠의 본질이다. 그런데 지금 사회 분위기는 비정상적인 이익을 추구하려 한다. 스포츠를 통해 이런 분위기를 대전환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 이사장은 대한체육회와 관련한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왜 이렇게 됐나 싶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내며 “원칙이 깨지고, 비정상적인 구조가 고쳐지지 않아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금까지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이 대한체육회 수장으로 오래 있었다. 새 대한체육회장은 체육의 가치를 몸소 실천했던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 이사장은 선수들의 사고방식은 21세기인데, 중앙 경기단체나 지방 단체의 운영 방식은 1980년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선수들이 열심히 해도 이들의 노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하다. 스포츠가 이렇게 끝날 가치는 아니다 싶어 눈물이 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체육회가 욕을 먹는다고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체육계를 위해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하 이사장의 발언은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의 폭탄 발언이 촉발한 배드민턴협회와 대한체육회의 운영 문제, 선수 지원 문제, 리더십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안세영은 파리올림픽 금메달 이후 인터뷰에서 “국가대표팀 운영에 많은 문제가 있다”며 대표팀과 체육단체에 대한 구조적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한 바 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 / 뉴스1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 / 뉴스1

앞서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은 지난 36일 대한체육회 회장선거준비TF팀에 ‘후보자 등록 의사 표명서’를 제출했다. 이는 이 회장이 차기 선거 입후보를 위해 거쳐야 하는 절차다. 사실상 3선 도전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이에 앞서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 회장도 연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두 사람 모두 정부에 정면으로 반기를 드는 선택을 했다.

하 이사장은 스포츠토토의 공영화와 관련해선 “국민체육진흥공단은 국가가 하지 못하는 일을 대신한다는 책임감으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일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적인 면이 확대돼선 안 되고, 돈을 버는 방식부터 정성스럽게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고 했다.

하 이사장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은 단순한 공공기관이 아니다. 체육인의 철학과 가치를 바로 세우는 것이 우리 역할이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계속 도전하며 체육계의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 회장 / 뉴스1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 회장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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