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의 광주FC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무대에서 또 한 번 존재감을 뽐냈다. 광주는 27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 ACLE 리그 스테이지 5차전에서 중국 슈퍼리그 강호 상하이 선화를 1-0으로 꺾으며 동아시아 그룹 2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는 후반 13분 교체 투입된 아사니가 첫 번째 볼 터치로 결승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이번 승리로 광주는 4승 1패(승점 12)를 기록하며 고베(4승 1무, 승점 13)를 승점 1 차로 바짝 추격하며 16강 진출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광주의 이번 시즌 ACLE 여정은 돌풍 그 자체다. 일본의 요코하마 F.마리노스(7-3)와 가와사키 프론탈레(1-0), 말레이시아의 조호르 다룰 탁짐(3-1)을 차례로 제압하며 기세를 올렸던 광주는 지난 경기에서 고베에 0-2로 패하며 잠시 주춤했다. 그러나 상하이를 상대로 귀중한 승리를 챙기며 분위기를 되돌렸다.
광주의 성공은 전력과 운영 측면에서의 철저한 준비 덕분이다. 이정효 감독은 ACLE 무대를 대비해 폭넓은 로테이션을 가동하며 체력 관리를 해왔고,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또한 상대를 분석한 결과에 따라 유동적인 포메이션을 활용하며 맞춤형 전략을 펼쳤다.
이번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아사니였다. 후반 12분 투입된 아사니는 투입 직후인 13분 박태준의 코너킥 크로스를 허율이 머리로 떨궈준 것을 왼발 논스톱 슛으로 마무리하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이번 골은 아사니의 대회 7호 골로, 그는 현재 ACLE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광주는 이번 경기에서 아사니를 선발이 아닌 벤치에서 대기시키며 체력을 아꼈다. 이 결정은 후반 승부수를 띄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광주의 이 같은 전략적 선택은 철저히 데이터에 기반한 상대 분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광주의 성과는 단순히 개별 선수들의 활약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광주는 탄탄한 조직력을 기반으로 상대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허율, 정호연 등 젊은 선수들이 적극적인 압박과 빠른 움직임으로 상대를 흔드는 역할을 수행했고, 베테랑인 최경록과 박태준은 안정감을 더하며 팀의 중심을 잡았다.
이정효 감독의 세밀한 전술도 주효했다. 상하이전에서 광주는 전반전부터 빠르게 상대 골문을 노리며 경기 주도권을 가져갔다. 전반전만 해도 결정적인 찬스를 몇 차례 놓쳤지만 후반 들어 아사니와 같은 카드로 승부를 결정했다.
재정적 성과도 빛난다. 광주는 이번 대회에서 4승을 챙기며 총 40만 달러(약 5억5800만 원)의 승리 수당을 확보했다. 이는 K리그1 우승 상금(5억 원)을 넘어서는 금액이다. 참가비 80만 달러(약 11억1600만 원)를 포함하면 광주는 이미 총 120만 달러(약 16억7400만 원)를 손에 넣었다. 아직 리그 스테이지 3경기가 남아 있고, 토너먼트 라운드 진출 가능성도 높아 추가적인 재정적 성과도 기대된다.
같은 리그의 포항 스틸러스는 같은 날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코하마 F.마리노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0-2로 패하며 광주와 대조를 이뤘다. 포항은 이번 경기에서도 로테이션을 가동했지만, 득점 없이 무너졌다. 현재 포항은 2승 3패로 동아시아 그룹 10위에 머물러 16강 진출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광주의 성공 뒤에는 구단과 코칭 스태프의 체계적인 운영과 훈련 방식이 있다. 이정효 감독은 기존의 전형적인 K리그1 축구 스타일에서 벗어나, 전술적 유연성과 효율성을 강조했다. 선수들의 체력 안배와 데이터 기반의 경기 준비도 광주의 주요 강점으로 꼽힌다.
또한 광주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며 세대 교체에 성공했다. 이는 단기적인 성적뿐 아니라, 장기적인 팀 안정성까지 확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광주는 이제 16강 진출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광주의 ACLE 돌풍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이들이 한국 축구를 국제 무대에서 어떻게 빛낼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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