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하녹(왼쪽)과 쿠스니딘 마라이모프(오른쪽)가 KBM 타이틀을 걸고 격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전형찬
댄디보이 심하녹(29·더원)이 프로복싱 KBM 페더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심하녹은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 이벤트홀에서 열린 더원프로모션(대표 신홍균) 주최, (사)한국복싱커미션(KBM)주관 KBM 한국 페더급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의 쿠스니딘 마라이모프(19·FW1)를 큰 차이의 판정으로 물리치고 한국 정상에 올랐다.
하늘색 빤짝이 트렁크와 색깔 맞춘 권투화로 팬들을 맞이한 심하녹은 1회 기습적인 짧은 레프트훅으로 다운을 뺏으며 기세를 올렸다. 엉덩방아를 찧었다가 일어난 마라이모프는 데미지가 있음에도 남은 시간을 잘 견디며 고비를 넘겼다. 사우스포 끼리의 맞대결이라는 흔치 않은 조합. 심하녹은 노련미로 상대를 압도했다. 마라이모프는 심하녹 펀치의 궤적 안으로 들어오며 계속 유효타를 허용했다. 마라이모프도 묵직한 주먹을 터뜨리기는 했지만 매라운드 미세하게 밀리는 상황이 이어졌다. 7라운드에는 심하녹의 레프트에 마라이코프가 자기 코너쪽으로 비틀거렸고, 승리를 확신한 심은 9라운드 어퍼컷을 성공시키고 ‘들어오라’는 몸짓을 보이며 상대를 도발했다. 10라운드 종료 직전 심하녹이 연타로 다시 한번 다운을 빼앗으며 심판진에게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 98-90이 둘, 97-91이 하나인 전원일치 판정승.
경력에 비해 타이틀과 인연이 없던 심하녹은 생애 첫 한국 타이틀전에서 승전보를 울리며 왕관을 썼다. 우즈베키스탄 용병 마라이모프는 빠른 회복력을 보이며 투지있게 맞섰지만, 챔피언에게 시종일관 경기 운영의 주도권을 내주며 자신의 강점을 살리지 목했다. 양 선수의 전적은 경기 후 기준 심하녹이 11승(5KO) 2패, 쿠스니딘 마라이모프는 4승(2KO) 1무 2패.
심하녹의 레프트 공격./ 사진제공=전형찬
마라이모프는 7전을 모두 청평, 포천, 인천, 서울 등 한국 링에서만 싸웠다. 3차례는 한국 선수와의 경기였지만 중국, 몽골, 필리핀 선수와도 글러브를 섞었다. 국내 링에서 외국 선수끼리 경기하는 일은 이제는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한국 복싱 시장은 동남아나 몽골, 그리고 중앙아시아나 러시아 복서들에게는 희망의 사다리이며 코리안 드림을 실현하는 통로 중의 하나라는 증거가 바로 마라이모프의 전적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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