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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축구협회장이 내놓은 알쏭달쏭한 한마디… 축구계 ‘대혼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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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4선 도전을 두고 깊은 고민에 빠진 듯하다. 임기 종료를 약 두 달 앞둔 시점까지 4선 도전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아 축구협회 안팎에서 혼돈 속에서 그의 거취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 뉴스1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 뉴스1

정몽규 회장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임원회의에서 자신의 출마 여부에 대해 별다른 언급 없이 회의를 마무리했다.

이날 회의는 임기 종료 50일 전인 내달 2일 후보 등록 마감일을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임원회의였기에 그의 발언에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그는 “아침에도, 저녁에도,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이 바뀐다”며 구체적인 결정을 미루는 태도를 보였다.

대한축구협회의 한 임원은 “오늘 회의에서 정 회장이 4선 연임 도전에 대해 말한 것은 없다. 2~3일 안으로 결정을 내리고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론에 설명했다.

정몽규 회장은 2013년 축구협회장으로 선출된 이후 3번의 연임에 성공하며 12년간 한국 축구계를 이끌어왔다. 그러나 4선 도전을 앞두고 그의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대한축구협회는 최근 공정성 논란과 행정적 투명성 부족으로 비판을 받고 있으며, 이는 정몽규 회장의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절차적 문제는 축구팬들의 불만을 폭발시키며 축구협회에 대한 신뢰를 크게 떨어뜨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특정 감사에서 밝혀낸 위법 사례 27건은 정 회장의 입지를 더욱 좁히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감사 결과 문체부는 정몽규 회장을 포함한 주요 관계자들에게 자격 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하며 협회의 운영 방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정 회장이 4선 도전에 나선다면 첫 관문인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승인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치적 관점에서는 상황이 복잡하다. 문체부는 그동안 반복된 감사와 지적을 통해 사실상 정 회장의 4선 도전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신호를 보냈다.

정 회장이 출마하지 않는다면 대한축구협회는 정치적 독립성을 잃고 정부가 간섭할 여지가 커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일부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정몽규 회장이 포기하면 협회가 정부의 영향력 아래 놓이는 선례를 남길 수 있다며 그의 결정을 주시하고 있다.

정 회장이 출마를 망설이는 이유는 단순히 정치적 압박 때문만은 아니다. 대한축구협회 내부적으로는 행정적 문제와 공정성 논란이 그의 발목을 잡고 있으며, 외부적으로는 부정적 여론이 여전히 거세다. 가족들 역시 12년간 이어진 회장직 수행으로 피로감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축구협회가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논란은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더욱 부각했다. 정몽규 회장이 외국인 후보자와 접촉하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절차적 정당성이 훼손됐다는 지적은 대한축구협회와 그의 리더십에 대한 불신을 심화했다.

정 회장의 4선 도전 여부와 별개로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이미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하며 경쟁 구도를 만들었다. 그는 “대한축구협회의 환골탈태를 바라며 누구도 나서지 못했던 거대한 장벽을 허물고자 한다”고 강한 포부를 밝혔다. 허 전 감독의 출마 선언은 정 회장의 결정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만약 정 회장이 4선 도전에 나선다면 축구협회장 선거는 두 후보 간 치열한 경쟁이 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축구협회의 공정성과 리더십에 대한 논란이 선거의 주요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는 다음 달 25일부터 후보 등록이 시작되며, 선거운영위원회는 내달 12일 구성된다. 선거는 내년 1월 8일에 치러지고, 새 회장은 내년 1월 22일 정기총회에서 임기를 시작한다.

정몽규 회장이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채 시간을 끄는 것을 두고 4선 도전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는 신호로 간주하는 시각도 일부 있다. 축구계 안팎에서는 정몽규 회장이 마지막 순간에 출마 포기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몽규 회장의 거취는 단순히 축구협회 차원을 넘어 한국 축구계 전체에 영향을 미칠 중대한 사안이다. 그의 결정을 둘러싼 논란은 선거 과정뿐 아니라 앞으로 한국 축구의 행보에도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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