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4선 도전에 대한 고민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축구협회 임원회의에서 정 회장은 출마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으며, 이로 인해 그의 4선 도전 여부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정 회장이 4선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임기 종료일인 2025년 1월 21일로부터 50일 전인 내달 2일까지 후보자 등록 의사를 축구협회에 제출해야 한다. 이날 진행된 임원회의는 그의 출마 여부를 임원들에게 우회적으로라도 밝힐 수 있는 기회로 여겨졌지만, 정 회장은 “아침에도, 저녁에도,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이 달라진다”는 말만 남기고 출마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드러내지 않았다.
회의에서는 정 회장이 임기 내에 완료해야 할 업무와 주말에 열리는 코리아컵 결승전 등에 대한 논의가 주로 이루어졌다. 회의는 평소보다 긴 1시간 40여 분 동안 진행되었으며, 정 회장은 축구협회의 어려운 상황에 대한 임원들의 의견을 경청했다. 그러나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끝까지 언급하지 않았다.
정 회장은 2013년 축구협회 회장으로 선임된 이후 12년 동안 한국 축구를 이끌어 왔으며, 4선 도전에 나선다면 선거는 2파전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허정무 전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이 최근 기자회견에서 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정 회장과의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허 감독은 축구협회의 변화를 촉구하며 자신이 방관자로 남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의 4선 도전에 대한 첫 관문인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승인은 크게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론은 정 회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위험이 있다. 축구협회는 최근 행정의 불투명성과 무능력에 대한 비판을 받고 있으며, 홍명보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의 공정성 논란이 이러한 부정적 여론을 더욱 부각시켰다.
정 회장은 가족들의 피로감 호소와 더불어 사퇴 여론이 커지는 가운데, 4선 도전 여부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만약 그가 도전하지 않는다면, 정치적으로 독립적이어야 할 축구협회의 수장으로서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정 회장의 한 측근은 “정부의 반복적인 감사와 압박 속에서 정 회장이 4선 도전에 대해 ‘굴복’한다면, 축구협회는 앞으로 정부의 영향 아래 놓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운영위원회는 내달 12일 구성돼 선거 절차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후보 등록은 내달 25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되며, 선거는 1월 8일에 실시된다. 새 회장의 임기는 1월 22일 정기총회부터 시작된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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