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12년 만에 축구협회장 선거에 도전장을 던졌다.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자신의 각오를 밝혔다. 31년 동안 현대가가 독점해온 축구협회장 자리를 두고, 정몽규 현 축구협회장과의 경쟁을 예고했다.
허정무 전 감독은 출마 선언문을 낭독하며 “현대가에 도전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감히’라는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그런 면에서 두려움은 없다. 어떤 소리도 두려워하지 않고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할 각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외부 압박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결정을 내린 것을 강조하는 대목이었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은 공식적으로 4선 도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출마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만약 정 회장이 4선 도전을 선언하면, 12년 만에 복수 후보가 경쟁하는 선거가 치러진다. 현대가가 31년 동안 독점해온 축구협회장 자리에 드디어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축구협회장 선거일은 내년 1월 8일로 예정되어 있다. 선거운영위원회는 12월 12일까지 꾸려진다. 후보자 등록은 12월 25일부터 3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선거인단은 축구협회 대의원, 산하 단체 임원, 지도자, 선수, 심판 등 약 200명으로 구성된다.
허정무 전 감독의 나이가 1955년생으로, 정몽규 회장(1962년생)보다 더 많다는 점을 두고 일부 비판적인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많은 축구 팬들이 KFA의 대대적인 쇄신을 이끌어갈 젊고 참신한 후보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 회장이 아닌 다른 후보가 등장했다는 사실 자체에 의미를 두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한편, 허정무 전 감독은 1980년대 초반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에서 활약하며 유럽 무대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1990년대에는 프로축구 K리그에서 전남드래곤즈와 인천 유나이티드를 이끌며 지도자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2010년에는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을 이끌고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 사상 첫 원정 대회 16강 진출을 이뤄냈다. 행정가로도 활동을 이어갔다.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축구협회 부회장을 맡았고,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로도 일했다. 지난해까지는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직을 수행했다.
허정무 전 감독의 출마는 축구계에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번 선거가 끝난 뒤, 한국 축구계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물은 누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