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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을 게 없다”… 정몽규 ‘대항마’, 12년 침묵 깨고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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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12년 만에 축구협회장 선거에 도전장을 던졌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2014년 7월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공식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동반 사퇴의사를 밝힌 허정무 축구협회 부회장의 위로를 받고 있다. 홍 감독은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후 월드컵 준비 기간 중 토지매입과 부적절한 회식사진 논란 등으로 불거진 비난 여론 속에 전격 사퇴했다. 허정무 축구협회 부회장 또한 책임을 통감하며 동반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 / 뉴스1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2014년 7월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공식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동반 사퇴의사를 밝힌 허정무 축구협회 부회장의 위로를 받고 있다. 홍 감독은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후 월드컵 준비 기간 중 토지매입과 부적절한 회식사진 논란 등으로 불거진 비난 여론 속에 전격 사퇴했다. 허정무 축구협회 부회장 또한 책임을 통감하며 동반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 / 뉴스1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자신의 각오를 밝혔다. 31년 동안 현대가가 독점해온 축구협회장 자리를 두고, 정몽규 현 축구협회장과의 경쟁을 예고했다.

허정무 전 감독은 출마 선언문을 낭독하며 “현대가에 도전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감히’라는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그런 면에서 두려움은 없다. 어떤 소리도 두려워하지 않고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할 각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외부 압박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결정을 내린 것을 강조하는 대목이었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은 공식적으로 4선 도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출마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만약 정 회장이 4선 도전을 선언하면, 12년 만에 복수 후보가 경쟁하는 선거가 치러진다. 현대가가 31년 동안 독점해온 축구협회장 자리에 드디어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축구협회장 선거일은 내년 1월 8일로 예정되어 있다. 선거운영위원회는 12월 12일까지 꾸려진다. 후보자 등록은 12월 25일부터 3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선거인단은 축구협회 대의원, 산하 단체 임원, 지도자, 선수, 심판 등 약 200명으로 구성된다.

허정무 전 감독의 출마 선언은 결코 쉬운 도전은 아니었다. 축구협회 정관에 따르면 회장 후보는 선거 당일 기준 만 70세 미만이어야 한다. 허정무 전 이사장은 1955년 1월 13일 생으로 70세 생일을 닷새 앞두고 있어 출마에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이번 선거가 그에게는 사실상 마지막 도전일 수 있다.
허정무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이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허 전 이사장은 선수 시절 104차례 A매치에 출전한 레전드 출신으로, 은퇴 후에는 국가대표 감독직도 맡았다. 특히 2010 국제축구연맹(FIFA) 남아공 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르며 국내 지도자로는 유일하게 월드컵 16강행을 이뤄냈다.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는 오는 12월 12일까지 선거운영위원회가 구성되고, 25일부터 사흘간 후보자 등록 기간을 거쳐 2025년 1월8일 투표가 진행된다. / 뉴스1
허정무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이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허 전 이사장은 선수 시절 104차례 A매치에 출전한 레전드 출신으로, 은퇴 후에는 국가대표 감독직도 맡았다. 특히 2010 국제축구연맹(FIFA) 남아공 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르며 국내 지도자로는 유일하게 월드컵 16강행을 이뤄냈다.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는 오는 12월 12일까지 선거운영위원회가 구성되고, 25일부터 사흘간 후보자 등록 기간을 거쳐 2025년 1월8일 투표가 진행된다. / 뉴스1

허정무 전 감독의 나이가 1955년생으로, 정몽규 회장(1962년생)보다 더 많다는 점을 두고 일부 비판적인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많은 축구 팬들이 KFA의 대대적인 쇄신을 이끌어갈 젊고 참신한 후보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 회장이 아닌 다른 후보가 등장했다는 사실 자체에 의미를 두는 이들도 적지 않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축구 온라인 커뮤니티인 에펨코리아에서는 “정몽준을 다시 데려오는 게 나을 것 같다… 아니면 정의선 회장이 양궁과 축구협회장을 겸임하면 좋겠다”는 의견부터, “이번 기회에 젊고 유능한 사람을 들어가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또 “정몽규 회장을 한 번 막고 다음 회장에서 정상화하는 게 최선”이라는 의견과 “히딩크 이후 최고의 감독이라 회장직을 맡으면 잘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그 밖에 “허정무가 축구협회장? 그냥 고대라인에서 연대라인으로 바꾸는 것뿐”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으며, “일단 잘 해주길 바란다”는 응원의 메시지도 있었다. 일부는 “객관적인 행정 성과나 개인 역량을 비교할 수 있어야 신뢰가 갈 것”이라며 현실적인 평가를 요구했다.

한편, 허정무 전 감독은 1980년대 초반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에서 활약하며 유럽 무대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1990년대에는 프로축구 K리그에서 전남드래곤즈와 인천 유나이티드를 이끌며 지도자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2010년에는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을 이끌고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 사상 첫 원정 대회 16강 진출을 이뤄냈다. 행정가로도 활동을 이어갔다.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축구협회 부회장을 맡았고,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로도 일했다. 지난해까지는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직을 수행했다.

허정무 전 감독의 출마는 축구계에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번 선거가 끝난 뒤, 한국 축구계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물은 누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 / 뉴스1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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