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여자주니어 대표팀이 대만을 3-1로 이기고 첫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유남규(56) 감독과 그의 딸 유예린(16)의 ‘부녀 세계 제패’ 꿈이 이루어졌다. 25일(한국시간) 스웨덴 헬싱보리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유남규 감독은 자신의 딸이 활약하는 모습을 인터넷 중계를 통해 지켜보며 특별한 기쁨을 느꼈다.
유예린은 이번 대회에서 여자주니어 대표팀의 멤버로 출전했으나 첫 단식에서 대만의 예위티안에게 1-3으로 패하는 아쉬운 출발을 했다. 특히, 3세트에서 4-0, 8-6으로 앞서다 공격적인 부담감 때문에 범실이 나와 세트를 내준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유 감독은 “3세트에서 리드를 잡고도 공격적이지 못한 플레이가 오히려 상대에게 기회를 줬다”며 패인의 원인을 분석했다.
하지만 유예린은 준결승에서 세계 최강 중국을 상대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그녀는 톱시드 친위시안을 상대로 1단식에서 3-2로 역전승을 거두며 팀의 기세를 올렸다. 이어서 최종 5단식에서도 올해 아시아선수권 챔피언 종게만을 3-1로 이기며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한국팀은 이러한 승리를 바탕으로 결승에서 대만을 3-1로 제압하며 역사적인 첫 우승을 차지했다.
유예린의 우승은 유남규 감독에게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 그는 1988년 서울 올림픽 남자단식 금메달리스트이자, 1989년 도르트문트 대회에서 ‘탁구여왕’ 현정화와 함께 혼합복식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다. 그러나 그는 한국 대표팀으로서는 세계선수권 단체전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기에, 딸 예린이 그 꿈을 대신 이뤄준 셈이다.
유 감독은 “예린에게 ‘경기에서 져봐야 이기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부담감을 덜고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면 더 성장할 것”이라며 딸의 성장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그는 이번 대회 우승이 유예린이 ‘유남규의 딸’이 아닌 ‘선수 유예린’으로서 홀로 서는 계기가 되길 희망했다.
사진 = ITTF 페이스북 캡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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