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입단 후 아직 1군 데뷔도 하지 않은 투수인데 LG 트윈스는 공을 들이고 있다. 그 주인공은 허용주(21)다.
용마고를 졸업하고 2023 신인드래프트에서 7라운드 67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허용주의 잠재력을 본다면 어느 사령탑이든 탐낼 만하다.
194cm의 큰 키에 150km의 빠른 공을 내리 꽂는다. 포텐이 터진다면 충분히 1군 무대서 통할 수 있을 거라는 내부 평가가 있기 때문에 염경엽 감독도 키우려고 노력 중이다.
그런데 문제가 한 가지 있다. 공은 빠른데 제구가 잘 되지 않는다. 입단하자마자 2022년 11월 토미존(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지난해를 통째로 쉬었다.
그리고 올해부터 다시 공을 던지기 시작했는데 6월까지 퓨처스리그에서 5경기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9.39를 기록했다. 7⅔이닝 동안 안타는 6개만 허용했지만 볼넷이 무려 14개였고 몸에 맞는 공 2개까지 더해 무려 16개의 4사구를 남발했다.
그러자 염경엽 감독은 허용주를 1군으로 불러올렸다. 실전에 나가는 대신 잠실구장 불펜에서 기본기 훈련에 집중했다. 염경엽 감독과 최상덕 투수 코치가 직접 허용주를 지도했다.
그 이후 9월말부터 다시 퓨처스리그 등판에 나섰다. 허용주는 4경기서 3⅓이닝 동안 5피안타 3볼넷 2실점했다. 첫 3경기서는 4사구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효과를 봤다.
허용주 만들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시즌 후 주니치 드래곤즈 마무리캠프에 보냈다. 많은 훈련량 속에 결과물도 얻고 돌아왔다.
주니치 캠프에 참가했던 김광삼 코치는 허용주의 이름을 콕 집어 칭찬했다. 김 코치는 “니치 캠프에 참가한 선수 4명 모두 많은 발전을 할수 있었다”면서 “특히 허용주의 기량이 눈에 띄게 좋아져 경험만 쌓는다면 좋은 선수로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허용주 포함 캠프에 갔던 4명은 21일 귀국했고, 22일 곧바로 이천 마무리 캠프에 합류했다. 일본에서 했던 훈련을 계속 기억하고 이어가길 바랐기 때문이다.
허용주는 “주니치 선수들의 훈련 일정을 다함께 소화했다. 그 훈련이 끝나면 우리끼리 김광삼 코치와 추가 훈련까지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다른 훈련법도 소개했다. 허용주는 “일단 러닝을 양이 엄청났다. 내야 펑고라든지 투수 PFP 등도 많이 했다. 피칭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피칭하고 또 던진다. 오전에 던지고 오후에 또 나와서 던지더라. 네트 스로 등 자기가 필요한 걸 찾아서 하는 시스템이어서 우리도 오전에는 피칭하고 오후에는 김광삼 코치님과 오치하이 감독님과 훈련했다”고 전했다.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가 오전 운동이다. 점심시간은 단 30분. 식사 후 오후 3시까지 오후 운동을 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3시는 주니치 캠프 훈련이 종료되는 것. 3시 이후에는 김광삼 코치와 함께 1~2시간 정도 엑스트라 훈련을 마치고 하루가 마무리된다.
허용주는 ‘제구 안정화’를 목표로 훈련을 했다. 그는 “팔 스윙이 너무 뒤로 빠졌었다. 잠실에서 훈련할 때부터 그 부분에 대해 계속 말씀해주셨다. 김광삼 코치님도 20일 동안 이것 저것 다 바꿀 수는 없다고 말씀해주셔서 팔 스윙을 작게 만드는 데 노력을 많이 할애했다”고 말했다.
효과도 있었다. 불펜 피칭, 라이브 피칭을 할 때마다 스트라이크 존에서 크게 빠지는 공이 없었다고.
염경엽 감독은 “일본 가서 많이 느끼고 많이 좋아져서 왔다”면서 “그 전에는 메카닉 자체가 부상이 올 수 있는 폼이었다. 폼을 고치기 보다는 그 폼 안에서 어떤 기본기들을 채워야 되는지 알려줬는데 주니치 캠프까지 잘 이어져 빠른 시간 안에 가장 많이 좋아진 투수가 됐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허용주의 보직은 불펜이다. 염 감독은 “조금만 더 안정되면 155, 156km를 충분히 나올 것이다”라고 기대감도 전했다.
허용주는 “아무리 공이 빨라도 제구가 안되면 게임에 나갈 수 없더라. 지금은 구속보다 제구력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그동안 내가 보여드린 것도 없는데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프런트 분들이 주니치에서 훈련을 할 수 있게 기회를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내년엔 1군 데뷔 무대를 갖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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