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에서 외국인 공격수가 팀 전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는 말이 이번 시즌에도 여전히 유효함을 보여주고 있다. 남자부에서는 시즌 초반 외국인 주포가 부상으로 이탈한 팀이 많아, 대체 선수의 유무에 따라 희비가 갈리고 있다.
현재 규정에 따르면, 트라이아웃을 신청했던 선수들 중에서만 대체 외국인 또는 일시 교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대체 선수를 구하지 못한 팀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전력은 루이스 엘리안 에스트라다(등록명 엘리안)를 잃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엘리안의 공격력을 앞세워 개막 5연승을 기록했던 한국전력은, 엘리안이 무릎 부상으로 이탈한 후 3연패의 늪에 빠졌다. 현재 5승 3패(승점 11)로 리그 3위에 위치하고 있지만, 엘리안의 무릎 인대 파열로 인해 올 시즌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소식은 팀에 큰 타격이 되고 있다.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은 2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릴 대한항공과의 경기를 앞두고 “대체 선수를 구하고 있지만, 선수들을 보유한 팀에서 보내주지 않는다. 트라이아웃에 나온 선수들의 영상만 계속 보고 있는데, 영상만으로는 답답함이 크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는 “외국인 선수가 오기 전까지 최대한 버텨야 한다”며 팀을 믿고 선수들도 자신을 믿어줄 것이라는 희망을 전했다.
반면 대한항공은 기존 선수인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가 어깨 부상으로 이탈하자마자 대체 선수인 막심 지갈로프(등록명 막심)를 신속하게 영입했다. 막심은 대한항공에서 지난해 잠시 뛰었던 선수로, 타 구단에 비해 이례적으로 빠른 결정이었다.
막심이 합류한 이후 대한항공은 두 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5승 3패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현재 승점 17로 리그 2위에 올라 있으며,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막심은 작년에 우리와 함께해서 호흡에 문제 없이 잘 녹아들었다. 우리가 어떤 배구를 하는지 알고 있어서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프런트가 열심히 준비한 덕분에 빠르게 막심을 영입할 수 있었다.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빠르게 움직인 덕”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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