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단 한 경기로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 경질설이 나돌았으나 쏙 들어갔다. 주위의 비판에도 전혀 주눅들지 않고 승리를 위해 전진했고, 결국 승전고를 울렸다. 인도네시아의 신태용 감독(54)이 월드컵 본선 진출 꿈을 키우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11월 A매치 두 경기에서 1승 1패를 마크했다. 4라운드까지 3무 1패를 적어냈고, 홈에서 치르는 5, 6라운드에 승리를 노렸다. 15일(이하 한국 시각) 열린 5라운드에서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는 일본과 만났다. 내심 선전을 바랐지만 전력 차를 실감하며 대패했다. 안방에서 0-4로 크게 졌다.
일본전 패배 후 신태용 감독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인도네시아 언론과 축구 전문가들은 신태용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4라운드까지 사우디아라비아와 원정에서 비기고, 호주와 홈에서 무승부를 거두는 등 선전했다. 하지만 일본의 벽에 막히며 크게 패하자 신태용 감독에 대한 신뢰가 급추락했다.
신태용 감독은 위기를 기회로 살렸다. 일본전 대패를 잊고 20일 6라운드 사우디아라비아와 홈 경기를 곧바로 대비했다. 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던 상대를 홈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 일본전 패배로 흔들린 전열을 가다듬고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에 임했다. 그리고 동남아 국가 중 처음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꺾었다. 2-0 승리를 거두고 드디어 첫 승을 신고했다. ‘쌀딩크’로 불린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을 지휘하면서도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사우디아라비아의 벽을 넘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자 인도네시아 분위기가 또 달라졌다. 경질설은 사라지고, 신태용 감독에 대한 찬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월드컵 본선행 가능성을 되살렸으니 당연한 반응들이긴 하다. 인도네시아는 1승 3무 2패 6득점 9실점 승점 6으로 당당히 C조 3위로 올라섰다. 사우디아라비아전 승리로 꼴찌에서 3위까지 도약했다.
이제 월드컵 본선행이 더이상 도저히 잡을 수 없는 꿈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본선 직행 티켓이 걸린 호주(승점 7)에 1점 뒤진다. 남은 네 경기에서 충분히 2위 상승을 노려볼 수 있다. 12월 스즈키컵에 참가한 후 내년 3월 호주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조별리그 C조 7라운드 원정 경기를 벌인다. 신태용 감독과 인도네시아의 월드컵 본선행 꿈은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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