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김진성 기자] “박영현을 투입 못한 게 아쉽다.”
한국야구는 프리미어12를 통해 박영현(21, KT 위즈)이라는 강렬한 마무리투수를 발굴했다. 유신고를 졸업하고 2022년 1차지명으로 KT에 입단, 3년차이던 올 시즌에 풀타임 마무리로 자리잡았다. 66경기서 10승2패25세이브 평균자책점 3.52로 맹활약했다.
박영현의 최대강점은 패스트볼이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포심 평균 146.3km였다. 그러나 회전수가 ‘사기’다. 2000대 중반을 자유자재로 찍었다. KBO리그 탑클래스이자 현역 메이저리거 못지 않은 수준이다.
박영현은 포스트시즌까지 치르고 프리미어12에 참가했음에도 구위가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대표팀에서 구위가 더 좋은 것 같다는 호평까지 들었다. 이번 대표팀에 박영현 외에도 정해영(KIA 타이거즈), 김택연(두산 베어스), 유영찬(LG 트윈스), 조병현(SSG 랜더스) 등 각 구단의 마무리투수가 수두룩하게 나섰지만, 류중일 감독의 선택은 당연히 박영현이었다.
그러나 애석한 건 그런 박영현을 대표팀에 실질적으로 가장 중요했던 대만전이나 일본전이 아닌 쿠바전, 도미니카공화국전, 호주전에만 썼다는 점이다. 박영현은 3경기서 3.2이닝 2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평균자책점 제로에 1세이브를 따냈다.
고영표가 만루포와 투런포를 잇따라 맞았던 대만전은 그렇다고 쳐도, 5회까지 3-2로 앞서다 통한의 역전패를 당한 일본전이 두고두고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5회 당시 곽도규가 2사 후 사사구 3개를 내주며 흔들렸지만, 류중일 감독의 선택은 이영하였다.
이영하가 나쁜 카드는 아니다. 그러나 대만전을 진 상황서 일본을 무조건 잡아야 했고, 실제로 이기고 있었다면, 5회라고 해도 최대 승부처이던 그 상황서 박영현을 투입해야 했다는 외부의 의견이 많다. 대표팀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카드인 박영현을 투입하고 역전패했다면, 오히려 덜 억울했을 것이다. 그렇게 도쿄행 비행기는 떠났다.
류중일 감독도 이를 의식한 듯 통렬한 자기비판을 했다.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타자들이 처음 보는 투수들을 잘 공략했다. 투수들도 중간투수들이 괜찮아서 해볼 만했다. 초반에 점수를 주다 보니 박영현 같은 선수를 투입하지 못한 게 조금 아쉽다”라고 했다.
그래도 류중일 감독은 선수들을 격려했다. “선수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얻은 것도 많고 잃은 것도 있는데, 다음 대회를 잘 준비해야 할 것이다. 젊은 선수들, 특히 김도영을 발굴했고 선발투수를 좀 더 강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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