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현재와 미래를 절묘하게 챙겼다.
KT 위즈가 FA 보상절차를 마무리했다. 한화 이글스에 FA 심우준과 엄상백을 내준 대가로 우완투수 한승주와 왼손 외야수 장진혁을 받아왔다. 또한, FA 허경민으로 내야 공백을 어느 정도 메웠다. 물론 우완투수 김영현을 두산 베어스에 내주긴 했지만.
심우준은 전형적인 수비형 내야수다. 기동력이 다소 떨어지는 KT에서 가장 활발하게 누상을 누빌 수 있는 주자. 엄상백도 올해 평균자책점이 높긴 했어도 10승이 가능한 젊은 선발투수. 여전히 이 공백이 큰 건 사실이다.
그러나 한화로부터 괜찮은 대안을 얻어왔다. 올 시즌 김경문 감독이 적극 중용한 장진혁을 받아와 타선 보강에 성공했다. 장진혁은 단국대를 졸업하고 2016년 2차 4라운드 39순위로 입단한 왼손 외야수. 올해 99경기서 타율 0.263 9홈런 44타점 56득점 14도루 OPS 0.747.
그동안 타격이 인상적인 건 아니었다. 그러나 선수에 대한 직관력이 빼어난 김경문 감독은 장진혁에게 충분히 시간을 주며 테이블세터 요원으로 육성하려고 했다. 이는 KT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장진혁은 아주 젊은 선수는 아니지만, 고령화된 KT에선 젊은 편에 속한다.
장기적으로 외야에 확실한 중심축이 될 가능성이 있다. KT 외야의 현재 확고한 주전은 배정대와 김민혁이다. 멜 로하스 주니어를 붙잡으면 내년에 올해와 구성이 달라질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이들을 뒷받침할 자원이 풍부한 편은 아니다. 장진혁은 주전과 백업으로 많은 기회를 얻을 듯하다. 팬들에겐 ‘미남 외야수’로 통한다.
한승주는 즉시전력은 아니다. 당장 12월에 상무에 입대할 예정이다. 그러나 150km를 뿌릴 수 있는 23세의 우완투수라는 점 자체가 매력적이다. KT가 마운드를 보강하려면, 여전히 왼손 불펜이 절실하다. 그러나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한승주 지명은 자신들의 마운드 사정을 떠나 한승주 자체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고 봐야 한다.
한승주는 부산고를 졸업하고 2020년 2차 2라운드 18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다. 그러나 1군 통산 73경기서 1승6패2홀드 평균자책점 5.97으로 보듯 잠재력을 터트리지 못했다. 일단 상무에서 활약상을 지켜본 뒤 육성방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KT로선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고 볼 수 있다. 현재와 미래를 절묘하게 챙겼다. 특히 장진혁 지명은 정황상 한화의 허를 찔렀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바꿔 말하면 한화에 그만큼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가 많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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