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대표팀의 최고참 선수 박동원(34·LG 트윈스)이 이번 WBSC 프리미어12 2024에서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 대표팀의 포수 자리는 강민호(삼성 라이온즈)와 양의지(두산 베어스)가 차지하고 있었고, 박동원은 기회를 기다려온 선수였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그는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며 왜 이제야 강민호와 양의지의 후계자가 등장했는지를 아쉬워하게 만들고 있다.
조별리그 4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한 박동원은 타율 0.375(16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으로 활약 중이며, 이 안타 수치는 대표팀 선수들 중 가장 많다. 특히 그는 중요한 순간마다 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16일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의 활약은 돋보였다. 한국이 0-6으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박동원은 6회말 2사 2루에서 깊숙한 2루타를 날리며 4-6으로 점수를 좁혔다. 이 순간은 팀의 사기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경기 후 박동원은 “질 때 지더라도 팬들께 보답하고 싶었다. 선수들도 그런 마음을 느낀 것 같다. 멀리까지 오신 팬들께 승리를 드릴 수 있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초반 마운드가 무너진 상황에서 포수로서의 역할을 잊지 않았다. “상대 타자 대응이 정말 좋아서 힘들었지만, 기회를 만들어가면서 상대가 쫓기게 했다. 더그아웃에서도 계속 포기하지 말고 해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투혼이 결국 도미니카공화국전의 승리로 이어지게 했다.
박동원은 대만전에서 1타점 적시타로 국가대표 공식 경기 첫 안타와 타점을 기록했으며, 쿠바전에서도 안타를 추가했다. 일본전에서는 강력한 투수인 다카하시 히토루(주니치 드래건스)를 상대로 2루타와 동점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그의 기량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다카하시는 이번 시즌 일본프로야구에서 143⅔이닝을 던지며 단 하나의 홈런만 허용한 투수였지만, 박동원에게는 홈런을 헌납했다.
그는 “투수 만날 때마다 모든 선수는 계획을 가지고 타석에 들어간다. 그게 어려우니까 야구가 힘든 거다. 내가 기다린 코스에 공이 와서 좋은 타구를 날린 것”이라며 자신의 성공을 겸손하게 설명했다.
박동원은 이번 대표팀에서 KBO리그의 다른 팀 후배들을 바라보며 든든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우리 선수들이 리그에서 상대할 때보다 더 좋은 선수라는 걸 느꼈다. 이렇게 좋은 선수들이 있어서 우리나라 야구가 더 강해질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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