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KBO와 NPB 등에서 무려 7개 구단이 영입전을 펼쳤다. 그 결과 적극적으로 움직였던 두산 베어스가 콜 어빈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두산는 15일 “외국인 투수 콜 어빈과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20만·연봉 8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두산은 올해 외국인 선수들로 인해 매우 힘겨운 시즌을 보냈다. 시즌 초반 라울 알칸타라와 브랜든 와델이 모두 부상으로 인해 전열에서 이탈하면서 고민이 시작됐다. 약 한 달 정도의 공백을 가진 뒤 이들 모두 마운드로 돌아왔지만, 알칸타라의 경우 부상을 당하기 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이에 두산이 알칸타라와 동행에 마침표를 찍고 조던 발라조빅을 영입하면서 칼을 뽑아들었다.
그런데 고민은 끝나지 않았다. 브랜든이 또다시 자리를 비우게 된 것. 이에 두산은 SSG 랜더스에서 대체 외국인 선수로 뛰었던 시라카와 케이쇼를 영입하며 승부수를 띄웠으나, 시라카와도 부상으로 인해 계약 기간을 모두 채우지 못하고 유니폼을 벗었고, 브랜든 또한 포스트시즌 일정이 시작된 뒤에도 마운드로 돌아오지 못했다. 4명의 외국인 투수가 합작한 승리는 불과 15승. 올해 ‘토종에이스’ 곽빈 홀로 15승을 수확한 것을 고려하면 얼마나 어려운 시즌을 보냈는지 알 수 있다.
이에 이승엽 감독은 마무리캠프가 시작된 직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외국인 투수를 모두 교체할 뜻을 밝혔고, 두산이 발 빠르게 움직인 끝에 ‘현역 빅리거’를 데려왔다. 어빈은 지난 2017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 전체 137순위로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필라델피아에서는 2시즌 동안 19경기(3선발)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6.75를 기록하는데 그쳤으나,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로 이적한 뒤 잠재력을 만개하기 시작했다.
어빈은 2021시즌 32경기에 등판해 178⅓이닝을 소화하는 등 10승 15패 평균자책점 4.24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그리고 2022시즌 또한 181이닝을 먹어치우는 등 규정이닝을 돌파하며 9승 13패 평균자책점 3.98로 활약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이적한 2023시즌 어빈은 1승 4패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하는데 그쳤고, 올해도 볼티모어와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6승 6패 평균자책점 5.11을 기록한 끝에 방출이 되면서 자유의 몸이 됐고, 두산과 연이 닿았다.
류현진도 메이저리그에서 규정이닝을 3번 밖에 채우지 못했는데, 6시즌 동안 두 차례나 규정이닝을 소화한 어빈이 미네소타에서 방출된 이후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두산을 비롯해 KBO리그 구단과 일본을 포함해 총 7개 구단이 영입전에 뛰어들었는데, 매우 적극-공격적으로 발 빠르게 움직인 두산이 어빈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올해 볼티모어-미네소타에서 200만 달러(약 28억원)를 받았던 어빈이 연봉이 반 토막 나고, 일본의 제안을 뿌리치면서 한국행을 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메릴 켈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시작으로 에릭 페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역수출’이 된 사례들이 차곡차곡 쌓인 덕분이다. 어빈도 KBO리그에서 성공을 통해 빅리그 역수출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두산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두산 관계자는 “어빈은 최근 4년간 ML에서 90경기 선발 등판한 전문 선발 유형의 투수”라고 어빈을 소개하며 “왼손 투수임에도 최고 구속 153km에 달하는 직구의 위력이 빼어나고 커브와 커터, 체인지업 등 변화구도 수준급이다. ML 통산 9이닝당 볼넷이 2.16개에 불과할 만큼 준수한 제구력을 갖춘 투수로 판단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근 ‘현역 메이저리거’로 불렸던 에릭 페디와 윌 크로우, 에릭 라우어와 비교해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지닌 어빈이 KBO리그에서는 어떠한 성과를 남기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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