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둑의 절대 강자 신진서 9단이 중국의 유명 바둑 기사 커제 9단을 상대로 극적인 반집 역전승을 거두며 202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 마스터스 8강에 진출했다. 신진서는 15일 경기도 고양시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16강 둘째 날 경기에서 커제와의 치열한 접전 끝에 278수 만에 짜릿한 흑 반집승을 차지했다.
이 승리로 신진서는 2년 만에 삼성화재배 패권 탈환을 노리게 되었다. 이날 신진서는 초반 포석이 끝난 후 우변 전투에서 실수를 저질러 불리한 상황에 빠졌다. AI의 예상 승률이 10% 미만으로 떨어질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신진서는 포기하지 않고 상변의 백 대마를 끈질기게 공격하며 커제의 실수를 유도했다. 결국 그는 기적적으로 형세를 비등하게 만들고, 종반의 끝내기에서 컴퓨터처럼 완벽한 수순을 통해 반집 역전승을 거두었다.
신진서는 대국 후 “느낌은 결승까지 둔 것 같은데 이제 두 판 이겼다”면서 “수적으로 열세라 대진이 좋지 않지만, 남은 대국도 내 바둑을 둘 수 있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승리로 그는 2021년 11월 LG배 4강전 이후 커제에게 9연승을 달리며 확실한 ‘천적’으로 자리 잡았다. 통산 상대 전적에서도 14승 11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한편, 신진서와 함께 16강에 나선 신민준 9단은 중국의 쉬자양 9단에게 패해 탈락했다. 이로 인해 신진서 혼자 삼성화재배 8강에 오른 가운데 나머지 7자리는 중국 기사들이 차지하게 되었다. 16강이 모두 끝난 후 대진 추첨 결과, 신진서는 17일 열리는 8강 둘째 날 경기에서 ‘디펜딩 챔피언’인 중국의 딩하오 9단과 맞붙게 되었다. 신진서는 2022년 삼성화재배 우승자이며, 딩하오는 2023년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상대 전적에서는 신진서가 최근 5연승을 포함해 9승 3패로 앞서 있다. 나머지 3판은 중국 선수들끼리의 대결로, 16일에는 진위청 8단과 쉬자양 9단, 당이페이 9단과 리쉬안하오 9단의 8강전이 열릴 예정이다. 삼성화재배 우승 상금은 3억원, 준우승 상금은 1억원이며, 제한 시간은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5회로 설정되어 있다.
사진 = 한국기원 제공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