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흐름을 봐야 한다. 본인도 시장에서 평가를 받고 싶을 것이다.”
키움 히어로즈가 돈을 써야 할 때라고 판단하면 화끈하게 쓴다. 최근 2~3년만 해도 베테랑들에게 과감하게 FA 및 비FA 다년계약을 안겼다. 그리고 선수의 미래가치를 냉정하게 따지는 건 다른 구단들과 같다.
실제 키움은 FA 시장이 열리기 하루 전에 최주환(36)과 2+1+1 12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비FA 다년계약이었다. FA 시장에서 운신의 폭을 넓히려면 최주환과 FA 계약을 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최주환에 대한 믿음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반면 FA를 선언한 우완 문성현(33)에겐 냉정하다. 한 발 물러서 거리두기에 들어갔다. 현 시점에서 제대로 만나지 않은 상태다. 고형욱 단장은 최근 전화통화서 문성현을 두고 “흐름을 봐야 한다. 본인도 시장에서 평가를 받고 싶을 것이다. 평가를 받으라고 했다. 잘 될 경우와 안 될 경우를 생각하고 있다”라고 했다.
문성현은 키움의 대표적 아픈 손가락이었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지휘봉을 잡던 시절, ‘영건’ 문성현을 어떻게든 간판으로 만들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문성현은 좀처럼 점프하지 못했다. 1군 통산 280경기서 25승37패16세이브18홀드 평균자책점 5.00.
2022시즌 필승계투조로 뛰며 최고의 한 해를 만들었다. 45경기서 1패13세이브9홀드 평균자책점 3.27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연속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2023시즌 32경기서 2승2패2홀드 평균자책점 4.45, 올 시즌 42경기서 1승2패3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6.57.
잔부상도 있었고, 자멸한 경기도 있었다. 1군에서 꾸준하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건, 결국 피드백과 조정 과정이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분명한 건 홍원기 감독 역시 문성현을 어떻게든 써보려고 했다는 점이다. 과거 5선발 유망주였지만, 과감히 불펜으로 전환시켰다. 선발과 불펜을 오갈 수 있다.
문성현은 C등급이다. 키움이 아닌 9개 구단이 그를 영입하면 키움에 보상선수를 내주지 않아도 된다. 영입에 부담이 적다. 그러나 FA 시장이 개장한 뒤 문성현에 대한 눈에 띄는 움직임은 없는 실정이다. 키움 역시 문성현을 일단 지켜본다. 타 구단이 데려가면 받아들인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문성현이 만약 타 구단과의 교섭이 여의치 않다면, 키움이 다시 접촉할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과거 FA 시장에서도 내부 FA를 미아로 방치하진 않았다. 단, 11월 중순은 그 시점이 아닌 듯하다. 2025시즌 스프링캠프까지 아직 2개월이 남아있다.
키움은 이번 FA 시장에서도 외부 FA들에게 큰 관심이 없다. 선발투수 보강이 필요한 건 맞다. 그러나 외국인투수 인선에 더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특급신예 정현우도 가세하고, 하영민이 성장했다. 김윤하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불펜에도 관심을 갖고 육성할 젊은 자원이 수두룩하다. 현 시점에서 문성현은 타 구단들과의 접촉에 중점을 두는 게 옳은 듯하다. 키움의 스탠스도, 문성현의 선택도 존중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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