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타이베이(대만) 김건호 기자] “부담감을 받아들이고 즐기자.”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표팀 곽빈(두산 베어스)은 14일 대만 타이베이의 톈무야구장에서 열린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2차전 쿠바와의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30경기에 등판, 15승 9패 167⅔이닝 154탈삼진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해 공동 다승왕에 오른 곽빈은 슈퍼라운드에 올라가기 위해서 쿠바를 반드시 잡아야 하는 상황에 선발 등판했다.
곽빈은 1회초 로엘 산토스와 요안 몬카다를 삼진으로 잡은 뒤 바르바로 아루에바레나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이어 2회에도 알프레도 데스파이네를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운 뒤 아리엘 마르티네즈를 삼진, 야디르 드레이크를 3루수 직선타로 막았다.
곽빈은 3회와 4회 위기에 몰렸지만, 실점 없이 쿠바 타선을 제압했다. 먼저 3회초 선두타자 요엘키스 기베르트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이후 안드리스 페레스와 헤안 왈터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산토스에게 안타를 맞아 1, 3루가 됐다. 하지만 몬카다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 실점하지 않았다.
4회초 곽빈은 아루에바루에나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뒤 데스파이네를 볼넷, 마르티네즈를 안타로 내보내 1사 1, 2루 위기에 닥쳤다. 허나 흔들리지 않았다. 드레이크에게 3루수 땅볼 타구를 유도, 더블플레이로 이닝을 매듭지었다.
5회초 기베르트와 페레즈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1, 2루 상황에서 소형준에게 바통을 넘겼지만, 소형준이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한국은 2회 최원준과 신민재의 1타점 그리고 김도영의 만루 홈런으로 앞서갔고 7회말 김도영의 쐐기를 박는 1점 홈런에 힘 입어 8-4로 승리,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곽빈은 큰 경기에 약하다는 이미지가 있다. 올 시즌 KT 위즈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도 1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는 경기, 곽빈이 그 부담감을 떨쳐냈다.
경기 후 곽빈은 “일단 중요한 경기였는데 (김)도영이가 홈런 쳐줘서 마음 편하게 던진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올해 부담이 되는 상황이 많았던 것 같은데, 이 부담감을 이겨내야 더 큰 선수가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부담감을 받아들이고 즐기자. 내가 하고 싶은 거 다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했던 것 같은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1회초 곽빈은 쿠바 타선을 삼진으로 요리했다. 그는 “기선 제압도 필요했다. 사실 1, 2회에 힘을 다 쓴 것 같은 느낌이긴 했는데, 하나하나 전력으로 던졌다”며 “사실 신나서 던졌다. 1회에 제구도 잘 되고 공이 잘 안 맞는다는 것을 느끼니까 제 분위기에 탔다. 흥이 올라오면서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타선에 대한 고마움도 아끼지 않았다. 특히, 만루홈런을 터뜨린 김도영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그는 “역시 우리나라 대표 타자인 (김)도영이가 같은 팀에 있어서 너무 든든하다”며 “감사하다. 사실 리반 모이넬로가 이렇게 점수를 줄 투수도 아닌데, 도영이가 공략을 잘해서 승리한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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