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계약이 됐다면, 양키스와 메츠가 수고를 했겠나!”
미국 ‘USA 투데이’의 밥 나이팅게일은 12일(이하 한국시각)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통해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입을 예정인 사사키 로키의 ‘LA 다저스 입단설’에 대한 소식을 전했다.
지난 9일 치바롯데 마린스는 사사키의 메이저리그 도전을 허락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사사키는 지난 2019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치바롯데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 2022년 오릭스 버팔로스를 상대로 퍼펙트게임을 달성,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 대표팀의 전승 우승에 기여하는 등 통산 65경기에 등판해 29승 15패 평균자책점 2.10의 성적을 남겼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사사키를 주목한 것은 오후나토 고교 시절부터였다. 당시에도 160km를 넘나드는 초강속구를 뿌렸던 까닭. 이에 치바롯데에 입단할 때부터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을 갖고 있었던 사사키는 지난 겨울 빅리그 입성을 시도했는데, 구단이 허락하지 않으면서 꿈을 잠시 미뤘다. 하지만 올해 데뷔 첫 10승을 수확하는 등 시즌 막판 엄청난 임팩트를 남겼고, 구단을 설득한 끝에 마침내 허락을 받아냈다.
현재 사사키의 가장 유력한 행선지로 꼽히는 구단은 다저스다. 앤드류 프리드먼 단장은 올해도 사사키를 보기 위해 일본을 찾은 바 있으며,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존재로 인해 적응이 편할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메이저리그에서 ‘사이영상’을 수상, 통산 103승을 손에 넣는 등 올 시즌 치바롯데에서 사사키와 한솥밥을 먹었던 댈러스 카이클이 다저스행에 힘을 실었다.
미국 ‘뉴욕 포스트’와 전화 인터뷰에 응한 카이클은 “사사키가 다저스와 계약을 맺었다는 소문을 들었다”며 “잘 모르지만, 내가 라스베이거스에 있었다면 다저스와 계약을 맺었을 것이다. 사사키와 계약에 대해선 이야기를 해보지 않았다. 다만 동부에 있는 뉴욕 양키스-메츠에 대해 가볍게 말한 적은 있지만, 다저스가 우세하다고 본다. 일본에서는 어딜 가든 다저스가 TV에 나온다”고 말했다.
카이클의 이같은 멘트는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사사키는 아직 포스팅이 되지도 않은 선수인 까닭이다. 다저스와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은 ‘탬퍼링’ 의혹을 살 수 있다. 특히 사사키는 25세 미만의 선수로 일반적인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을 수 없다. 구단마다 정해진 금액(보너스풀)만 사용이 가능한 만큼 30개 구단이 모두가 사사키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때문에 다저스행 소식은 다른 구단들을 예민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
‘USA 투데이’의 밥 나이팅게일 또한 “사사키는 올해 FA 시장에서 30개 구단 모두가 탐내는 유일한 선수다. 가장 중요한 것은 30개 구단 모두가 감당할 수 있는 주전 선수라는 점”이라며 “오타니 쇼헤이가 LA 에인절스와 계약한 이후 가장 저렴한 가격의 선수다. 모든 단장과 스카우팅 디렉터, 스카우트 등은 사사키를 지구상의 모든 투수들 중에서 최고의 순수한 재능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고 짚었다.
이러한 가운데 사사키의 에이전트가 반박에 나섰다. 나이팅게일은 “일본에서 가장 사랑받는 팀이 돼 현재 250만 달러의 국제 보너스풀을 보유하고 있는 다저스가 강력한 우승 후보다. 1년 전 다저스와 사사키의 계약이 성사됐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돌았지만, 다저스와 사사키의 에이전트인 조엘 울프는 이를 강력하게 부인했다”고 전했다.
나이팅게일에 따르면 사사키의 에이전트인 울프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으며, 팀들이 정말 계약이 성사됐다고 믿었다면, 이번 여름 뉴욕 양키스와 메츠가 사사키를 영입하기 위해 프런트를 일본으로 보내는 수고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사사키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확정된 가운데 열기는 조금씩 뜨거워지고 있다. 다저스는 가장 유력한 행선지로 이름이 빠지지 않고 언급되고 있으며, ‘MLB.com’은 스즈키 세이야와 이마나가 쇼타를 보유하고 있는 시카고 컵스 또한 사사키의 영입전에 참전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모든 구단이 사사키의 영입전에 뛰어들 수 있는 만큼 조만간 자신들의 장점을 어필하기 위한 ‘PPT’ 또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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