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무려 75경기서 75⅓이닝을 던졌다. KIA 타이거즈는 이 공백을 어떻게 메울까.
FA 최대어 장현식(29)이 LG 트윈스와 4년 52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LG는 장현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무옵션, 전액보장을 조건으로 내걸어 대어를 낚았다. 이제 KIA는 올 시즌 75경기와 75⅓이닝, 통산 437경기서 592이닝을 던진 마당쇠 불펜투수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장현식 영입전은 KIA와 LG, 한 지방구단까지 최종 3파전이었다. KIA는 사실상 최종 오퍼를 던져놓고 장현식의 선택을 기다렸다. 구단 관계자는 올 시즌 활약까지 감안한, 구단이 할 수 있는 최적의 오퍼를 넣었다고 밝혔다.
KIA의 FA시장 기조는 오버페이를 자제하는 것이다. 사실 FA 시장 자체가 오버페이가 정가다. 수요와 공급 법칙이 지배하기 때문이다. 결국 KIA는 구단이 설정한 기준에서 많이 벗어나면 잡기 어려울 수 있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FA 시장에 임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불펜은 타선과 선발투수에 비해 퍼포먼스의 연속성이 가장 떨어지는 파트다. 2~3년 이상 꾸준히 잘 던진 투수를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장현식이 그런 점에서 2020시즌 KIA 이적 후 꾸준함을 보여줬다는 사실도 계약에 이점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결국 불펜은 육성이 생명이다. 장현식을 데려간 LG도 이 작업을 이어갈 것이다. KIA 역시 충실히 진행 중이다. 입단 2년만에 최정상급 불펜으로 떠오른 곽도규가 대표적이다. 심재학 단장 부임 후 2년 연속 구단에 부족한 오른손투수를 꾸준히 뽑은 것도 고무적이다. 경기운영이 어느 정도 되는 투수들을 상위라운드에서 대거 뽑아 멀지 않은 미래에 1군 진입이 기대된다.
이미 불펜의 물량은 리그 최강 수준이다. 왼손 불펜, 사이드암 불펜이 좋은 편이다. 상당수는 긴 호흡을 갖고 지켜봐야 되겠지만, 즉시전력감으로 성장할 선수도 많이 보인다는 평가다. 이들 중 누군가 장현식을 대체할 수 있으면 대박이다.
KIA는 호주프로야구 2024-2025시즌, 캔버라 케벌리에 장재혁, 김민재를 보낸다. 호주리그 파견은 벌써 세 번째다. 아울러 작년 겨울에 미국 시애틀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센터에 투수들을 보냈고, 시즌 중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트레드 애슬래틱에 유망주들을 보냈다. 김민재는 트레드 애슬래틱에 다녀온 뒤 캔버라까지 간다. 올해 곽도규와 비슷한 길을 걷는 셈이다. 이처럼 KIA는 미래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젊은 투수들 육성에 진심이다.
KIA가 장현식을 놓친 건 당장 뼈 아프다. 언제든 마운드에 올라와 제 몫을 하는 투수였기에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FA는 선수에게 팀 선택의 자유를 주는 제도다. KIA는 장현식에게 최선을 다했고, 이제 미래를 바라볼 때다. LG의 보호선수 명단을 보고 보상선수를 통해 전력을 보강하는 방법도 있다. KIA의 이번 스탠스도 역사가 평가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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