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직무 정지 가능성을 언급하며, 정부 조사 결과에 따라 후속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11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 장관은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의 질문에 대해 “국무조정실 점검단과 스포츠윤리센터의 결과를 아직 공식적으로 받아보지 못했다. 그걸 받으면 징계 요구를 할 텐데, 대한체육회장을 직무 정지시킬 수 있다”며 “확인이 되면 직무 정지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은 대한체육회 비위 여부 점검 결과를 발표하며 이 회장 등 8명을 부정채용, 물품 후원 요구, 후원 물품의 사적 사용, 예산 낭비 등의 혐의로 수사 의뢰했다. 이 회장은 스포츠윤리센터 조사에서도 대한테니스협회장 보궐선거 방해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랐다.
김승수 의원은 이 회장에 대해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직무 정지를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하였고, 유 장관은 이에 동의하는 답변을 내놓았다. 유 장관은 “국무조정실 점검단의 발표는 시작이고, 수사가 시작되면 더 많은 비리가 나올 것”이라며 직무 정지 가능성을 강조했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대한체육회에 대한 현안질의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이 회장이 국외 일정으로 불참하면서 진행되지 못했다. 이 회장은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세계올림픽도시연합(WUOC) 스포츠 서밋에 참석하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관계자들과 면담하기 위해 불참 사유서를 제출했다.
김 의원은 “이번 불참 사유인 해외 출장도 명백히 ‘꼼수 출장’이다. 스포츠 서밋은 우리나라가 지난해 처음 참석한 행사”라며 “국회 출석 회피를 위한 출장”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 회장이 이번 출장을 사비로 갔다고 하지만, 국회에서의 질책을 피하기 위한 출장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든다”고 지적했다.
진종오 의원은 “언제부터 증인이 국회에 오고 싶을 때 오고, 싫으면 안 올 수 있게 됐나”라며 “국회와 국민을 기만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임이 부적절한 인사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문체위 차원에서 연임 반대와 사퇴를 촉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재수 문체위원장은 “여야가 합의해 채택한 증인의 불출석 문제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이 회장의 불출석과 관련해 후속 조치 사항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문체위는 19일 체육회에 대한 현안질의를 다시 추진하고 이 회장을 증인으로 부를 계획이다.
이기흥 회장은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3연임 관련 심사 자료를 제출하며 사실상 3선 도전에 나섰고, 4일 소위원회 심사를 마친 공정위는 12일 전체회의에서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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