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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한국 남녀 골프를 이끌어 갈 윤이나(21)와 장유빈(22)이 닮은꼴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20대 초반에 한국 무대를 평정하고 나란히 미국 진출을 모색하는 둘은 화끈한 장타를 무기로 다음 시즌 미국 진출을 노리게 된다.
윤이나는 지난 10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최종전인 SK텔레콤·SK쉴더스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에서 최종합계 2언더파 214타로 공동 12위에 올랐다. 윤이나는 이 대회 상금을 더한 시즌 최종 상금 12억1141만5715원으로 치열했던 상금 1위를 수성했다. 또 대상 포인트(535점), 평균 타수(69.96타)도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윤이나는 지난해 이예원(21)에 이어 KLPGA 투어 2년 연속 3관왕(대상·상금·최저타수상)의 주인공이 됐다.
오구플레이 복귀 후 첫 시즌 만에 국내 무대를 평정한 윤이나는 곧장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을 공식화했다. 그는 LPGA 퀄리파잉(Q)스쿨에 응시해 미국 무대에 도전할 계획이다. 윤이나는 28일 미국으로 출국해 12월 5일 예정된 LPGA 투어 Q-시리즈 최종전을 준비한다. 아직 미국 진출을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최종전에서 풀시드를 받으면 투어를 옮길 가능성이 높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역대 최초 5관왕을 달성한 장유빈(22)도 같은 길을 걷는다. 장유빈은 10일 마무리된 KPGA 시즌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서 막판 난조로 우승을 놓쳤지만 제네시스 대상과 상금 1위(11억2904만원), 다승 공동 1위(2승), 최저 타수상(덕춘상·69.4타) 등 4관왕을 달성했다. 주요 개인 타이틀 4관왕은 2009년 배상문 이후 15년 만이다. 또 톱10 피니시 1위, 장타 1위 등을 더해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일찌감치 미국 진출을 선언한 장유빈은 제네시스 대상으로 오는 12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퀄리파잉(Q)스쿨 최종전 출전 자격을 얻었다. 장유빈은 “낙방을 생각해본 적 없고 낙방했을 때를 대비한 플랜B도 없다”며 “내년에는 미국에서 뛰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훤칠한 외모로 스타성을 타고난 젊은 윤이나와 장유빈은 플레이스타일도 닮아있다는 분석이다. 나란히 압도적인 장타와 정교한 아이언 샷에 강력한 멘털까지 보유했다. 먼저 윤이나는 올 시즌 KLPGA 장타 2위(254.98야드)와 그린 적중률 2위(78.36)에 올랐다. 장유빈도 KPGA 투어 장타 1위(311.35야드)에다 그린 적중률 6위(75.43%)로 샷 정확도에서 최정상급임을 입증했다. 샷의 기본적인 힘과 정확성이 검증됐고 멘털도 강한 만큼 두 선수의 향후 전망은 밝은 편이다. 강철 멘털에 있어서는 오구플레이 논란 복귀 첫 해 투어를 평정한 윤이나의 정신력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장유빈 역시 아마추어 시절부터 대한골프협회장배 아마추어골프선수권, 송암배 등 굵직한 대회들을 우승하면서 두각을 나타냈고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단체전 금메달을 따며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발휘해왔다.
단 둘은 보완해야 할 점도 뚜렷하다. 퍼팅이다. 윤이나는 신인 시절부터 다른 기량에 비해 퍼팅 능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들었다. 실제 잘하는 대회와 못하는 대회의 성적 차는 퍼팅에서 갈렸다. 올 시즌은 평균 퍼팅 31위(29.91개)로 그나마 많이 보완한 것이 3관왕의 기틀을 마련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보다 정교한 퍼팅 능력이 요구된다. 장유빈은 스스로 퍼팅이 부족하다는 걸 알고 있다. 장유빈은 올해 정규 타수 만에 그린에 올랐을 때 평균 퍼트 6위(1.755개), 홀당 버디 4.44개를 잡아내 KPGA 투어에서 가장 많은 버디를 잡아내는 선수이지만 세계 최고 선수들과 경쟁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장유빈은 “퍼트가 사실 오랜 숙제인데 그 부분에서 조금 더 자신감을 얻으면 (미국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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