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타이베이(대만) 김건호 기자] “제가 아이디어를 내긴 했는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협회(WBSC) 프리미어12 대표팀 윤동희(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10일 대만 타이베이의 톈무야구장에서 열린 대만프로야구리그(CPBL) 웨이치안 드래곤스와의 맞대결에 5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1타수 1안타(1홈런) 1볼넷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2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윤동희는 2B1S의 카운트에서 궈유쩡의 공을 힘껏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 지난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의 평가전에 이어 다시 한번 솔로 아치를 그렸다.
이후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으로 출루해 무사 1, 2루 기회를 만들었으며 송성문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뒤 김주원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 1사 만루 기회가 됐다. 이어 김형준의 3타점 2루타가 터졌다. 한국은 9회말 승부치기 상황에서 한 점을 더 추가해 5-1로 승리했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윤동희는 “의식을 하지 않았는데, 운이 좋게 잘 맞은 것 같다. 제가 유리한 카운트였다. 그래서 좀 더 포인트를 앞에 두고 과감하게 돌렸는데, 잘 맞아서 넘어간 것 같다”며 “한국에서 할 때보다는 경기 수가 늘고 계속 경험을 하다 보니 어떤 것이 문제고 안 됐는지 알고 있는 것 같다. 오늘 그 부분에 대해서 개선하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결과가 좋게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 윤동희는 롯데에서 141경기에 나와 156안타 14홈런 85타점 97득점 타율 0.293 장타율 0.453 출루율 0.376을 마크했다. 눈에 띄는 점은 장타력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포를 쏘아 올렸고 장타율도 지난 시즌 0.354에서 0.453으로 끌어올렸다.
류중일 감독은 “지금 (윤)동희가 컨디션 가장 좋은 것 같다. 맞는 궤적이 무슨 공이는 잘 맞는 궤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윤동희는 “제가 후반기 들어서 홈런 개수가 많아졌던 것 같다. 후반기에 스스로 느꼈던 것이 있는 것 같다”며 “올 초에는 헤매기도 했는데, 감독님, 코치님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피드백도 받고 폼도 약간씩 바꿨다. 후반기 돼서 ‘내가 이렇게 쳐야겠다는 것을 더 느꼈던 것 같다. 지금도 그런 타구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해 윤동희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6경기 10안타 1홈런 6타점 6득점 타율 0.435 OPS 1.196을 기록했다. 전 경기 안타를 터뜨려 금메달을 수확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윤동희는 대표팀에서의 활약에 대해 “책임감이나 집중력이 높아지는 부분이 없지 않은 것 같다. 시즌을 치를 때도 압박감이 강할 때 결과가 좋았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국제 대회 단기전이다 보니 그런 상황이 더 많다. 그래서 결과가 좋은 것 같기도 하지만,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날 윤동희는 홈런을 치고 돌아와 새로운 세리머니를 보여줬다. 걸그룹 ‘블랙핑크’의 로제와 브루노 마스가 함께 부른 ‘아파트’ 안무였다. 윤동희는 “세리머니를 일단 정하긴 해야 하는데, 한국에서 훈련할 때부터 무엇으로 할지 고민했다. 아파트 세리머니는 제가 아이디어를 내긴했다”며 “한국에서 이야기가 나와서 주장 (송)성문이 형이 생각을 해보자고 했다. 이제 경기도 해야 하니 경기 전에 미팅을 했고 여러 후보가 있었는데, 성문이 형이 아파트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11일 휴식 후 12일 타이베이돔에서 마지막 훈련에 나선다. 이어 13일 대만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를 시작해 일본행 비행기를 타기 위한 혈투를 벌인다. 윤동희는 “저희가 본선에 가겠다. 몇 승 몇 패를 해서 올라가겠다. 이런 말도 좋은 것 같지만, 어쨌든 한 경기 한 경기 승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그런 마음으로 하다 보면 본선에 갈 수도 있는 것이다. 또 올라가서 1등, 2등, 3등 노릴 수 있는 것이니 한 경기 한 경기 집중해서 승리하려고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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