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 주포 강소휘(27)가 최근 머리카락을 단발로 자르며 새로운 결심을 다졌다. 지난달 31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의 경기를 앞두고 그는 머리를 싹둑 잘랐다. GS칼텍스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강소휘는 한국도로공사와 계약 후 부진에 시달리며 팀의 최하위 추락을 막지 못했다.
강소휘는 “모든 게 내 잘못 같았다”며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고백했다. FA로 이적한 이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자신에게 실망하며 슬럼프를 겪었고, 훈련 방식과 경기 준비에 변화를 주려 했지만 좀처럼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러던 중 그는 미용실에 가서 머리카락을 자르기로 결심했다. 머리를 자르면서는 울지 않았지만, 첫 경기에서 패한 뒤 펑펑 울며 감정을 토해냈다.
이날 경기는 세트 점수 2-1로 앞서다가 4세트와 5세트를 내주며 패배로 끝났다. 강소휘는 “그날 내가 잘했다면 이길 수 있었다”며 후회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코트에서 도망가고 싶었다”고 덧붙이며 힘든 심정을 털어놓았다.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한국도로공사 코치 이효희였다. 이효희 코치는 “나도 이적한 뒤 힘든 시기를 겪었다”며 강소휘에게 부담감을 내려놓고 차분히 플레이하라고 격려했다. 강소휘는 “효쌤의 말이 큰 위로가 됐다”며 그의 조언 덕분에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내려놓고 훈련과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의 경기력 회복은 빠르게 이루어졌다. 10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강소휘는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7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승부처인 4세트에서는 팀의 20점 중 12점을 책임지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강소휘는 “익숙한 곳에서 오랜만에 경기를 펼쳐 마음이 편했다”며 “이제는 예전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 짧게 유지하고 싶은데, 내 마음을 나도 잘 모르겠다”며 머리에 대한 질문에 배시시 웃으며 대답했다. 머리를 자른 것이 그의 마음가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듯 보인다. 강소휘는 앞으로 더욱 좋은 모습으로 팬들에게 다가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사진 = 한국배구연맹 제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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