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 레전드가 10일 은퇴를 앞두고 그라운드를 밟았다. 장내 아나운서가 ‘이 선수’의 이름을 연호하자, 서울과 울산 팬들은 모두 일어나 기립 박수를 보냈다.
정체는 바로 울산 HD 박주영(39) 플레잉코치다.
박주영은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3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교체 투입되며 약 2년 만에 공식 경기에 출전했다.
박주영의 마지막 출전은 2022년 10월 23일 제주 유나이티드전이다. 당시 울산은 우승을 확정 후 세레머니 경기를 진행했고 박주영은 교체 투입돼 17분을 소화했다. 박주영은 K리그와 플레이오프, 리그컵을 포함해 통산 285경기 76골 23도움을 기록 중이다.
울산 구단은 경기 전 박주영의 투입을 예고했다. 김판곤 감독은 “박주영이 올 시즌 끝으로 은퇴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며 “베테랑 선수들이 경기 이틀 전에 찾아와서 박주영의 투입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수원FC와의 홈 경기에서 은퇴식을 진행할 예정이었는데 박주영이 서울에서 오랜 기간 뛰었기 때문에 선수들이 기회를 주자는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베테랑 선수들이 이야기를 했지만 그게 선수단이 전체의 의견인지 확인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어제 최종적으로 이야기를 듣고 선수들과 논의를 해서 명단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구단 측의 배려로 11년 동안 활약한 친정팀 서울 팬들 앞에서도 은퇴 인사를 할 수 있게 됐다. 2005년 서울에서 데뷔해 신드롬을 일으킨 박주영은 4시즌을 뛴 후 유럽으로 건너간 뒤 AS모나코와 아스널, 셀타 비고 등에서 활약했고, 2015년 서울로 복귀해 2021년까지 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박주영은 전반 32분, 강윤구 대신 그라운드를 밟았다. 고별전을 위한 교체 투입이었다. 그가 그라운드를 밟는 순간, 서울과 울산 팬 모두 기립 박수를 보냈다.
이로써 한국 축구 레전드 박주영은 좋은 기억이 가득한 상암벌에서 팬들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동시에 친정팀 팬들과 아름다운 작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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