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용찬이는 내년부터 선발 시키면 된다. 그러면 충분히 잘할 수 있다.”
NC 다이노스 클로저 이용찬(35)은 지난 2년간 꽤 고전했다. 2023시즌 60경기서 4승4패29세이브 평균자책점 4.13을 기록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서 연일 곡예 피칭을 하며 전임감독과 팬들을 애태웠다. 올 시즌에는 57경기서 3승9패16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6.13으로 커리어 최악의 시간을 보냈다.
토미 존 수술을 마치고 2021시즌 중반에 FA 계약, 2년간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지난 2년간 구위가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포심 평균구속은 작년 146.5km서 올해 145.4km로 큰 차이는 아니다. 그러나 피안타율이 작년 0.217서 올해 0.320으로 치솟았다.
‘호부지’ 이호준 감독은 지난달 31일 취임식 직후 냉정하게 얘기했다. 이용찬이 마무리투수로는 어느 정도 한계가 찾아왔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그것이 투수로서의 생명에 직결된 건 아니라고 했다. 오히려 선발투수로 돌려 컨디션 관리를 철저히 하면 부활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이용찬은 두산 베어스 시절부터 선발과 마무리를 오갔다. 그런데 지난 2023시즌을 앞두고 미국 애리조나 투손 스프링캠프에서 앞으로 더 이상 선발과 마무리, 두 보직을 왔다갔다 하는 일은 없으면 좋겠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아무래도 몸에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호준 감독은 이미 이용찬과 1대1 면담을 했다며, 내년에 팀에 남는다면 선발투수를 맡길 계획을 밝히자 이용찬도 동의했다고 밝혔다. 선발로 돌아가면 선수로 남은 커리어는 선발로 보내는 게 맞다. 이용찬도 적은 나이가 아니다.
이호준 감독으로서도 묘수다. 내년에도 토종 3~5선발이 변수이기 때문이다. 신민혁이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마치고 돌아오지만 컨디션을 봐야 한다. 김영규는 전임감독이 시도했다가 부상으로 실패한 선발 전환 프로젝트를 다시 가동한다. 시즌 중반엔 구창모가 전역한다. 최성영 등 선발후보들이 있고, 여기에 이용찬을 넣을 계획이다. 마무리는 류진욱이나 김재열이 맡으면 된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이호준 감독의 이용찬 부활 프로젝트는 시작하기도 전에 폐기될 수도 있다. 이용찬이 현재 FA 신분이기 때문이다. 이용찬은 올해 부진했지만, FA 자격을 행사했다. 불펜 FA 10인방 중 한 명이다. 현재 불펜 FA 시장에선 베테랑 우규민이 일찌감치 KT 위즈와 잔류계약을 했고, 최대어는 장현식이다. 이용찬은 다소 잠잠하다. 거취 결정에 시간이 다소 걸릴 될 수 있다.
이용찬이 다른 팀으로 옮길 경우 그 팀에서 마무리로 커리어를 이어갈 수도 있다. 그러나 NC에 잔류하면 내년엔 선발투수로 새 출발한다. 30대 중반을 맞이한 이용찬의 야구인생이 이번 FA를 기점으로 완전히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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