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천안 유진형 기자] 역대급 승리였다. 하지만 승리의 기쁨을 찾을 수 없었다. 권영민 감독과 김철수 단장은 코트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눴고 결국 이날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지난 6일 한국전력은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의 원정 경기에서 2시간 45분의 풀세트 혈투 끝에 세트 스코어 3-2(15-25 17-25 25-19 26-24 24-22) 대역전승을 거뒀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개막 후 5경기를 전부 승리한 한국전력은 승점 11점을 획득, 단독 1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선수도 감독도 단장도 기쁨을 만끽하기보다는 근심 걱정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바로 엘리안의 부상 때문이었다. 엘리안은 5세트 연장에 연장이 거듭되는 역대급 승부를 결정짓는 득점을 올린 뒤 착지하는 과정에서 미끄러지며 무릎을 다쳤다. 극심한 고통을 호소한 엘리안을 결국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이동했다.
승리한 한국전력도 패배한 현대캐피탈도 엘리안의 부상을 걱정하기에 바빴다. 한국전력 권영민 감독의 표정은 일그러졌고 눈시울을 붉어졌다. 김철수 단장도 코트로 내려와 권영민 감독과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며 엘리안의 부상을 걱정했다.
병원 진료를 받은 결과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됐다.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왼쪽 무릎 슬개건과 측부인대가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았고, 수술을 진행했다. 완전히 회복하기 위해서는 6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결국 한국전력은 9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엘리안 없이 경기를 치렀다. 엘리안이 빠진 한국전력은 예전의 경기력이 아니었다. 앞선 5경기에서 공격성공률 50%, 114득점을 올리며 한국전력의 공격을 이끈 에이스 엘리안의 공백은 컸다. 해결사 부재를 극복하지 못한 한국전력은 세트 스코어 0-3(21-25 26-28 23-25)으로 힘없이 무너졌다.
1라운드 돌풍을 일으키며 역대급 승리 행진을 이어가던 한국전력은 예상치 못한 엘리안의 시즌 아웃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배구연맹 규정에 따르면 전치 2개월 이상 나올 때 외국인 선수를 교체해야 하기에 한국전력은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물색할 전망이다.
[권영민 감독과 김철수 단장이 엘리안의 부상에 당황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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