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타이베이(대만) 김건호 기자] “젊은 괴물이 ‘사무라이 재팬’ 앞에 서게 될지도 모른다.”
지난 8일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협회(WBSC) 프리미어12 대표팀이 결전지 대만에 입성했다. 지난달 말부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담금질에 나선 대표팀은 11월 1~2일 쿠바와 두 차례 평가전, 6일 상무와의 연습경기를 마친 뒤 7일 28인의 최종 명단을 발표했다.
불펜 자원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정해영(KIA 타이거즈), 유영찬(LG 트윈스), 김택연(두산 베어스), 박영현(KT 위즈), 조병현(SSG 랜더스)까지 KBO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투수 5명이 포함돼 있으며, 소형준(KT)과 이영하(두산), 최지민, 곽도규(KIA)도 불펜에서 기다린다. 그리고 한화 이글스에서 유일하게 태극마크를 단 김서현도 있다.
올 시즌 김서현은 지난 시즌과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2023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받은 김서현은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데뷔 시즌 20경기 1세이브 22⅓이닝 30사사구 26탈삼진 평균자책점 7.25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올 시즌 중반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김경문 감독이 취임하며 양상문 투수 코치가 한화 유니폼을 입었는데, 이후 김서현이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고 37경기 1승 2패 10홀드 평균자책점 3.76이라는 기록을 남기고 당당하게 태극마크를 달았다.
김서현은 지난 1일 고척에서 열린 쿠바전에 6회초 구원 등판해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이닝을 매듭지었다. 당시 ‘빅리거’ 요안 몬카다를 상대로 3구 연속 포심패스트볼을 던졌지만, 존에 들어가지 않자 3구 연속 변화구를 던져 카운트를 잡은 뒤 2루수 땅볼 타구를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류중일 감독은 “인상 깊게 본 것이, 나는 (김)서현이가 변화구 제구력이 없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 타자(몬카다)를 상대로 볼볼볼을 하더니, 이후 변화구 3개로 잡아냈다”며 “공이 빠르면 변화구 제구가 떨어진다고 생각했는데, 굉장히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이후 최종 명단에 올라 국제대회 무대에서 다시 한번 자신의 능력을 평가받는다.
일본 매체 ‘코코카라’는 지난 8일 “젊은 괴물이 사무라이 일본 앞에 서게 될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매체에서 말한 ‘젊은 괴물’이 바로 김서현이다.
매체는 “김서현은 가늘고 긴 팔다리에 네모난 안경이 트레이드마크인 강속구 투수다”며 “스리쿼터에 가까운 독특한 폼에서 뿜어져 나오는 빠른공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이채로웠으며, 2022년 9월 미국에서 열린 U-18 월드컵에서 일본과의 경기에 등판했다. 대회 후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1순위로 지명된 아사노 쇼고를 163km/h의 강속구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큰 충격을 안겼다”고 전했다.
이어 “아직 제구 난조 등의 과제는 남아있다.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지만, 대표로 선발한 한국의 기대는 크다”며 “장래가 촉망되는 김서현이 이번 프리미어12를 계기로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했다.
한국은 13일 대만과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14일 쿠바를 상대한다. 그리고 15일 일본과 격돌한다. 16일에는 도미니카공화국을 만나며 하루 휴식 후 18일 호주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김서현이 이번 대회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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