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전설 박지성 JS 파운데이션 이사장이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신뢰가 상실된 상황에서, 필요한 역할이 있다면 기꺼이 돕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박 이사장은 8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 WI 컨벤션에서 열린 2024 제13회 JS 파운데이션 재능학생 후원 행사에서 최근 축구협회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현재 상황만으로 많은 이에게 신뢰감을 잃은 게 분명한 사실”이라며, “신뢰를 회복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려면 그 문제를 확실히 매듭짓고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문제가 어떻게 끝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이사장은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전하면서도 협회가 행정을 잘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내가 어릴 때부터 해외에서 쌓은 경험이 도움이 되는 역할이 있다면 기꺼이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공식 석상에서 정몽규 회장에 대한 날카로운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7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문화 행사에서도 정 회장의 사퇴에 대해 “결국 회장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직격했다. 당시 박 이사장은 “장기적으로는 협회에 대한 신뢰를 다시 확립해야 하며, 그 상황에서 그 답이 맞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정 회장의 사퇴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날 박 이사장은 “행정 일을 잘하는 사람들을 관리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결국 그런 일을 잘할 수 있는, 정직하게 이끌어갈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정 회장을 겨냥한 발언을 이어갔다. 정 회장은 축구협회 행정 난맥의 주요 책임자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자격 정지 이상의 중징계 압박을 받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정 회장은 국가대표 감독 선임 논란, 부적절한 사면 조치,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립 보조금 허위 신청 등으로 행정 부실과 착오의 책임자로 지목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회장은 4선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축구계에서 우세하다.
박 이사장은 “사람들이 왜 분노하는지, 왜 이해하지 못하는지 나도 느낄 수 있었다”며, “FIFA나 AFC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당연히 이 사안에 관여하고 싶지 않을 것이며, 그런 원론적인 답변만 할 수 있는 위치”라고 말했다. FIFA는 각국 협회에 행정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도록 요구하며, 이를 준수하지 않으면 회원 자격 박탈 등의 제재를 가할 수 있다.
박 이사장은 “(협회가) 변하는 모습이 아니라 일관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렇게 느끼는 것”이라며, “결국 자체적으로, 국내에서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축구를 위해서 뭘 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며, “행정적인 일이 아무나 잘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내 능력도 중요하지만 환경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진 = 연합뉴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