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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필요한 전력, 얼마나 힘들었을까”…’약물 대리 처방’ 오재원 쇼크 직격탄, 이젠 말할 수 있다 [MD이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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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마이데일리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이천 박승환 기자] “말도 못하고, 얼마나 힘들었겠나”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은 6일 경기도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진행되고 있는 마무리캠프에 앞서 ‘오재원 쇼크’에 연루됐던 선수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재원은 지난 2021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85회 걸쳐 전·현직 야구선수 등 14명으로부터 의료용 먀약류인 스틸녹스와 자낙스 2365정을 수수했다. 이 사실은 지난 4월 오재원이 필로폰 등 마약 상승 투약 혐의로 기소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당시 두산은 오재원과 관련된 보도가 나온 직후 전수조사를 실시했고, 8명의 선수가 약물을 대리 처방받아 준 것을 확인,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

두산 선수들이 오재원에게 약물을 대리 처방받아 전달한 배경에는 자신의 지위를 활용해 폭행, 협박을 일삼았기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김민혁, 김인태, 박계범, 박지훈, 안승한, 이승진, 장승현, 제환유 등 8명의 선수는 검찰 조사를 기다려야만 했고, 3월 이후 단 한 경기도 나가지 못한 채 시즌을 날렸다. 선수들만 피해를 본 것도 아니었다. 두산 또한 8명의 선수를 자원으로 활용하지 못한 채 144경기의 대장정을 치렀다. 이 선수들이 있었다면, 더 높은 곳까지 바라볼 수도 있었다.

그래도 다행이었던 것은 두산 선수들의 처벌이 선수 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로 강력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 10월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는 대리 처방을 받았던 선수 중 2명을 약식기소, 남은 2명 중에서 죄질이 중하지 않은 3명에게는 보호관찰소 선도조건부 기소유예, 9명에게는 교육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약식기소된 두 명은 지난달 31일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검찰이 처분을 내림에 따라 KBO 또한 지난 4일 상벌위원회를 개최했고, 해당 선수 8명에게 사회봉사 80시간의 징계를 부과했다. KBO는 “선수들이 선배 선수의 강압과 협박에 의한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점, 구단의 조치로 시즌 대부분의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점,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자수한 점 등을 고려해, 이와 같이 제재를 결정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그리고 ‘오재원 쇼크’에 연루됐던 선수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두산 베어스 김인태./마이데일리

두산 베어스 장승현./마이데일리
두산 베어스 김민혁./마이데일리

김민혁, 김인태, 박계범, 박지훈, 안승한, 이승진, 장승현, 제환유 등 8명은 올해 시즌을 치르지 못하는 동안 2군 선수단에도 합류하지 못했다. 해당 선수들끼리 자체적으로 모여 훈련을 하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모든 징계가 부과됨에 따라 8명은 6일 이천 베어스파크에 모여 첫 공식 훈련을 소화했다. 이제 프런트로 새로운 인생을 살기 시작한 안승한 또한 선수들과는 조금 다른 위치에서 업무를 시작하게 됐다.

마무리캠프가 시작된 후 처음으로 취재진과 만남을 가진 이승엽 감독은 자연스럽게 오재원의 약물 대리 처방에 연루됐던 선수들의 질문을 받았다. 선수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줬을까. 사령탑은 “‘이제는 끝났으니, 조금 더 잘해야지’라는 것과 ‘고생했다’는 이야기도 했다. 내가 그 입장이 돼보진 않았지만, 선수들은 말도 하지 못하고 얼마나 힘들었겠나. ‘옆에서 보는 우리도 힘들었는데, 본인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정과 처자식도 있는 선수들도 있었다”라고 운을 뗐다.

이승엽 감독도 올해 8명의 선수를 기용할 수도 없는 상황에 놓이면서, 힘겨운 시즌을 보냈던 것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가용 자원이 많아진 것은 긍정적으로 다가올 것 같다. 이 선수들은 팀에 정말 필요한 전력이었다. 그동안 시즌 중이었고, 너무나 중요한 시기였기에 말씀을 드리지 못했었지만, 100경기 이상 빠지면서 손실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1년의 시간을 허무하게 날리게 된 것은 분명 안타까운 일이지만, 기회는 동등하게 주어질 전망이다. 사령탑은 “기회는 평등하게, 똑같이 줄 것이다. 1년 고생했다고 더 기회를 주는 일은 없을 것이다. 선수들이 지금까지 100경기 이상 뛰지 못했기 때문에 (복귀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선수들 스스로가 100경기에 대한 불안한 마음을 50경기, 30경기, 10경기로 줄이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 선수들이 팀에 돌아와서 내년에는 좋은 효과를 내줬으면 좋겠다. 모든 걱정은 털어버리고, 올해까지 하지 못한 야구를 맘껏 펼쳤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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