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이강철 감독은 우규민 부활 이유로 'ABS 활용'을 꼽았다. ABS 이전 KBO 리그는 낮은 공이 대세로 통하는 리그였다. 감독, 코치와 팬 모두 낮은 공을 신봉했고, 심판들도 높은 공보다는 낮은 공을 후하게 잡아줬다. 기존 심판과 달리 ABS는 하이볼도 '편견 없이' 잡아줬고, 올 시즌 하이볼을 적극적으로 구사하며 재미를 본 투수가 여럿 나왔다. 대표주자는 임찬규(LG 트윈스)다. 임찬규는 "높은 존에 슬라이더를 던지면 타자가 슬라이더를 친다기보다는 커브인 줄 알고 타이밍이 늦더라"라고 설명했다. 슬라이더와 커브를 존 상단과 하단에 나눠 던지며 후반기부터 질주를 시작했고, 올해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3승 무패 16.2이닝 3실점 2자책 평균자책점 1.08로 맹활약했다. 류현진(한화 이글스)도 내년부터 일부러 커브를 높은 존에 던지려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 9월 30일 수원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이강철 감독은 "임찬규가 커브 하이볼 쓰고 좋아졌다"라면서 "원래 사람이 볼 때는 볼이었다. 그런데 자기가 깨달았나 보더라. 류현진도 나중에 우리한테 커브를 여기다(스트라이크 존 상단) 던지더라. 류현진은 그 정도가 된다. 높게 던졌다 밑에 던졌다가 한다. 이제는 그런 투수들이 산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끝나고 생각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여기(높은 스트라이크 존)에 던지는 연습을 해야 한다. (우)규민이는 여기를 던질 줄 아니까 그걸로 버텼다"고 답했다. 실제로 우규민은 올해 존 상단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지난해는 낮은 공 위주의 피칭을 펼쳤지만, 올해는 직구와 커브 모두 위아래를 번갈아 가며 타자의 시선을 흔들었다. 물론 한순간에 투구 패턴을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유의 제구력이 살아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강철 감독은 "(고)영표도 여기(높은 스트라이크 존)에 던지면 안 맞는다"라면서 "구석에 넣긴 해도 자기 버릇이 아직도 거기에(낮은 스트라이크 존) 입력이 되어 있어서 쉽지 않더라"라며 설명했다. 우규민은 구단을 통해 "선수 생활 막바지에 좋은 감독, 코치님들, 선수들과 함께 2년이라는 시간을 더 보낼 수 있게 기회를 마련해주신 구단에 감사하다"며 "감사한 기회를 받은 만큼 내년에는 꼭 팀이 한국 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우규민은 선수 생활의 황혼기를 KT에서 보내게 됐다. ABS를 적극 활용하는 우규민의 피칭을 주의 깊게 지켜보자.<@2>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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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던질 줄 안다” 우규민, ABS 최적화 피칭으로 3번째 FA 계약 맺었다

스포츠투데이 조회수  

나도현 단장과 우규민 / 사진=kt wiz 제공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우)규민이는 여기를 던질 줄 아니까 그걸로 버텼다”

우규민이 kt wiz와 동행을 이어간다. 39세의 나이에도 세 번째 FA 계약을 맺은 비결은 바로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을 이용한 능구렁이 피칭이다.

KT는 “베테랑 투수 우규민과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6일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년이며 총액 7억 원(계약금 2억 원, 연봉 4억 원, 옵션 1억 원)에 사인했다.

올 시즌 우규민은 45경기에 출전해 4승 1패 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49를 기록, KT의 허리를 든든히 지켰다.

나도현 단장은 “베테랑 투수로서 풍부한 경험을 가진 우규민은 우수한 제구력을 바탕으로, 올 시즌 투수 운용에 보탬이 된 꼭 필요한 선수다. 내년 시즌에도 투수진의 허리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영입 소감을 전했다.

작년 이맘때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2023시즌 우규민은 56경기에 출전해 3승 1패 13홀드 평균자책점 4.81로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시즌 종료 후 2차 드래프트 보호 명단에서 제외됐고, KT에 1라운드로 지명되며 둥지를 옮겼다.

많은 이가 에이징커브에 의한 노쇠화라고 판단했지만, 우규민은 보란 듯이 2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으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날카로운 제구력은 여전했다. 우규민은 올해 43.1이닝을 던져 단 2볼넷을 내줬다. 이는 올 시즌 40이닝 이상 투구한 투수 중 최소 기록이다.

이강철 감독 / 사진=DB

앞서 이강철 감독은 우규민 부활 이유로 ‘ABS 활용’을 꼽았다.

ABS 이전 KBO 리그는 낮은 공이 대세로 통하는 리그였다. 감독, 코치와 팬 모두 낮은 공을 신봉했고, 심판들도 높은 공보다는 낮은 공을 후하게 잡아줬다.

기존 심판과 달리 ABS는 하이볼도 ‘편견 없이’ 잡아줬고, 올 시즌 하이볼을 적극적으로 구사하며 재미를 본 투수가 여럿 나왔다.

대표주자는 임찬규(LG 트윈스)다. 임찬규는 “높은 존에 슬라이더를 던지면 타자가 슬라이더를 친다기보다는 커브인 줄 알고 타이밍이 늦더라”라고 설명했다. 슬라이더와 커브를 존 상단과 하단에 나눠 던지며 후반기부터 질주를 시작했고, 올해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3승 무패 16.2이닝 3실점 2자책 평균자책점 1.08로 맹활약했다.

류현진(한화 이글스)도 내년부터 일부러 커브를 높은 존에 던지려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 9월 30일 수원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이강철 감독은 “임찬규가 커브 하이볼 쓰고 좋아졌다”라면서 “원래 사람이 볼 때는 볼이었다. 그런데 자기가 깨달았나 보더라. 류현진도 나중에 우리한테 커브를 여기다(스트라이크 존 상단) 던지더라. 류현진은 그 정도가 된다. 높게 던졌다 밑에 던졌다가 한다. 이제는 그런 투수들이 산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끝나고 생각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여기(높은 스트라이크 존)에 던지는 연습을 해야 한다. (우)규민이는 여기를 던질 줄 아니까 그걸로 버텼다”고 답했다.

실제로 우규민은 올해 존 상단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지난해는 낮은 공 위주의 피칭을 펼쳤지만, 올해는 직구와 커브 모두 위아래를 번갈아 가며 타자의 시선을 흔들었다.

물론 한순간에 투구 패턴을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유의 제구력이 살아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강철 감독은 “(고)영표도 여기(높은 스트라이크 존)에 던지면 안 맞는다”라면서 “구석에 넣긴 해도 자기 버릇이 아직도 거기에(낮은 스트라이크 존) 입력이 되어 있어서 쉽지 않더라”라며 설명했다.

우규민은 구단을 통해 “선수 생활 막바지에 좋은 감독, 코치님들, 선수들과 함께 2년이라는 시간을 더 보낼 수 있게 기회를 마련해주신 구단에 감사하다”며 “감사한 기회를 받은 만큼 내년에는 꼭 팀이 한국 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우규민은 선수 생활의 황혼기를 KT에서 보내게 됐다. ABS를 적극 활용하는 우규민의 피칭을 주의 깊게 지켜보자.

우규민 / 사진=kt wiz 제공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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