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홍창기나 문성주가 하는 스윙은, 저희 땐 ‘XX’ 깨졌어요.”
NC 다이노스 이호준 감독이 최근 담당기자들에게 털어놓은 얘기다. 두 사람의 타격이 전통적인 문법을 파괴했으며, 그것을 자신의 매커닉으로 완벽히 만들어 KBO리그 최고 외야수가 됐다고 칭찬했다. ‘출루왕’ 홍창기(LG 트윈스)는,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프리미어12 대표팀의 주전 리드오프로 낙점 받았다.
이호준 감독은 “홍창기나 문성주 스윙은, 저희 땐 하면 안 되는 스윙이었다. 이 친구들은 손목을 안 쓰고 ‘스~윽~’ 밀어 친다. 그런데 3할 치고 출루율 탑이다. 결과가 말해준다”라고 했다. 홍창기는 국가대표선발을 통해 자신의 야구를 인정받았다.
홍창기는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대표팀 훈련을 마친 뒤 “타격을 어렸을 땐, 손목이 임팩트를 주라고 많이 배웠다. 나는 그렇게 치면 안 좋은 타구가 너무 많이 나와서 방향성을 투수 방향으로 잡았다. 투수 방향으로 타구를 보내려고 연습하는데, 손목을 안 쓰니까 그쪽 방향으로 많이 가게 되면서 하다 보니까 손목을 안 쓰게 됐다”라고 했다.
현직 지도자들이 손목을 쓰지 마라고 하는 건, 임팩트 전에 손목을 일찍 꺽지 말라는 얘기지 손목 자체에 힘을 주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그러나 홍창기는 정말 손목에 힘을 거의 주지 않고 자신의 밸런스대로 중심이동을 하면서 공을 골라내고 타격을 한다. 2019~2020년부터 노력한 결과 정립이 됐다는 게 본인 설명이다.
물론 홍창기도 사람이라서 “손목을 쓸 때도 있다. 최대한 안 쓰려고 한다”라고 했다. 그런 홍창기의 타격은 대표팀 후배들에게도 질문의 대상이다. 박성한(SSG 랜더스)이 최근 홍창기에게 이것저것 타격 자문을 많이 구한다고.
홍창기는 “국가대표 선수들과 연습을 하니 재밌다. 타순에 대한 생각은 거의 안 한다. 누가 1번으로 나가도 이상하지 않으니 내가 경기에 안 나가도 사실 아무 말을 할 수 없다. 전력분석 파트에서 영상도 보여주고 타격코치님이 투수 유형에 대해 설명도 해줘서 도움이 된다”라고 했다.
연습과 연습경기를 마치고 대표팀 숙소에서 자연스럽게 ‘야구 토크’가 개최된다. 홍창기는 “성한이도 물어보고, 좌타자들이 많이 물어본다. 나도 동생들한테 어떻게 하는지 물어보기도 한다”라고 했다. 개개인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시간이다. 대표팀 소집의 순기능이다.
프리미어12는 ABS가 없다. ‘눈야구 전문가’ 홍창기에겐 전혀 문제없다. “똑같이 하려고 한다. 국제대회를 하면 존이 클 때도 있고 작을 때도 있다. 심판마다 다르다. 최대한 신경을 안 쓰면서 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홍창기도 이번 프리미어12를 통해 얻어가고 싶은 게 있다. “평소에 쳐보지 못한 투수들을 많이 상대하게 될 텐데, 그 선수들을 만날 때 내가 어떻게 대응하고 반응할 것인지 보고 싶다. 어떻게 대처하는지 한번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라고 했다.
긴장만 하지 않으면 프리미어12서 자기 기량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류중일 감독이 일찌감치 1번과 3번 타자(김도영)는 확정할 정도로 걱정하지 않는다. 홍창기는 “항상 개막전이나 포스트시즌에 1번 타자로 들어가면 긴장을 한다. 영상을 많이 보고 연구해야 할 것 같다. 부상으로 선수가 많이 빠졌는데, 치료 잘하면 좋겠다. 더 이상 빠지는 사람 없이 대회에 잘 다녀오면 좋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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