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양현종이란 슈퍼스타와 함께해 정말 영광이었다.”
KIA 타이거즈 뇌섹남 곽도규(20)가 대투수 양현종(36)에게 최고의 헌사를 남겼다. 곽도규는 지난달 28일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양현종을 두고 위와 같이 얘기했다. 선배 양현종을 진심으로 존경하지 않는다면 할 수 없는 코멘트였다.
양현종은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올 시즌을 돌아보며 “선발투수가 다 아파서 힘들었다. 그래도 중간투수들이 선발투수들 몫까지 잘해줬다. 그래서 선발투수들도 힘을 냈다. 중간에서도 어린 선수들이 확실하게 자기 자리를 차지하려고 선의의 경쟁을 했기 때문에 1위라는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했다.
실제 올 시즌 KIA의 구원투수 이닝은 578⅔이닝으로 리그 최다 4위였다. 아울러 선발투수의 퀄리티스타트가 40회로 리그에서 가장 적었음에도 1위를 차지한 건 불펜투수들이 이닝도 많이 소화했고, 그만큼 이기는 경기를 많이 완성했다는 의미다.
그 중심에 곽도규도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와인드업과 어깨춤을 버리고 세트포지션으로 150km을 펑펑 뿌리며 가치를 높였다. 결과적으로 최지민의 부진을 곽도규가 메웠다. 선발투수들이 일찍 물러날 때 5~7회에 가장 많이 등장한 투수 중 한 명이 곽도규였다. 한국시리즈 5차전 역시 양현종이 부진했지만 불펜투수들이 무실점으로 버틴 끝에 역전승하며 통합우승을 확정했다.
양현종은 “중간투수들이 너무 고생했다. 어려운 상황서 지켜내고 버텨냈다. 솔직히 중간투수들이 주목을 많이 못 받았다. 그렇지만 우리 중간투수들이 정말 노력하고 잘 했다. 칭찬을 받아야 한다”라고 했다.
그런 양현종 역시 틈만 나면 후배투수들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으며 KIA 마운드를 잘 이끌어왔다. 알고 보니 곽도규에게도 “너 다른 팀 가면 필승조 하지 않을까” 등등 많이 힘을 불어넣어줬다. 곽도규는 “그런 말씀을 들을 때마다 ‘이 팀(KIA)이어서 이렇게 성장했다’라고 했다. 양현종 선배님의 조언이 아니었으면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고, 양현종 선배님의 말이 아니었으면 끝내지 못한 이닝이 너무 많았을 것이다”라고 했다.
곽도규는 양현종이 가진 말의 힘을 이렇게 얘기했다. “주로 야구 얘기를 해주는데, 똑 같은 말이라도 양현종이라는 위치에서 나오는 말은, 사람에게 와닿는 게 확실히 다른 것 같다”라고 했다. 그리고 양현종에게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
“양현종이란 슈퍼스타와 함께 함으로써, 나란 선수도 성장했다. 현종 선배님이 그냥 가만히 있더라도 TV에서 지켜보는 것보다 양현종이라는 글자가 더욱 와 닿는 것 같다. 그 존재감과 믿음이 크다. 정말 많이 배웠다. 함께한다는 게 정말 영광이다.”
KIA의 통합우승에 기록으로 절대 잡히지 않는, 사나이들의 끈끈한 케미스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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