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하형주(62)가 유도 종목 최초의 ‘스포츠 영웅’으로 선정되며 큰 화제를 모았다. 대한체육회가 선정한 ‘2024 대한민국 스포츠 영웅’으로 뽑힌 하형주는 1일 연합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그는 “올림픽 금메달을 딴 지 4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에 ‘스포츠 영웅’으로 선정돼 가슴이 먹먹할 정도로 감격스럽다”고 밝혔다.
하형주는 레슬링 전설 심권호와 사이클의 이홍복을 제치고 이 영예를 안았다. 심권호는 올림픽 2연패와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며 한국 체육의 위상을 높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하형주는 “심권호가 선정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스포츠 영웅이라는 칭호는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고 전했다.
유도 선수로서 최초로 스포츠 영웅 칭호를 받게 된 것에 대해서도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유도에는 저보다 훌륭한 선후배들이 많지만, 특히 고(故) 장은경 감독님은 우리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었다”며, 자신의 수상이 그가 아닌 장 감독에게 돌아가야 했다고 강조했다. 장 감독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출신으로, 한국 유도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그는 46세의 나이에 급성 심장 질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하형주는 “장 감독님이 만약 살아계셨다면 유도인 1호 스포츠 영웅은 그분이 돼야 했다”며, “유도의 결정적 순간을 만든 분들의 노력과 헌신이 있었기에 더욱 뜻깊고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스포츠 영웅 선정이 LA 올림픽에서의 금메달 덕분이라고 밝히며, “올림픽 1세대의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다”고 덧붙였다.
특히 LA 올림픽에서 세계랭킹 1위인 일본의 간판 미하라 마사토를 두 차례 매트에 눕힌 장면은 많은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2년 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따며, 당시 아시안게임 유도에서 8개의 금메달 중 6개를 차지한 대표팀 동료들과 찍은 사진을 가장 자랑스럽게 간직하고 있다.
하형주는 “서울 아시안게임에서는 8체급 중 6체급 모두 결승에서 일본 선수와 맞붙어 모두 금메달을 딴 것이 한국 유도 역사에서 가장 결정적인 장면 중 하나였다”며, “당시 유도는 나에게 종교이자 신앙이었다”고 회상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는 북한의 여자 유도 영웅 계순희와 함께 남북 공동 성화 점화자로 나서기도 했던 하형주는 앞으로 한국 체육 발전을 위해 힘을 보태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스포츠 영웅으로 선정된 후 많은 선후배들로부터 축하 전화를 받았다”며, “앞으로 K-스포츠를 한 차원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 =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대한체육회 제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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