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사브르 대표팀과 함께 단체전 은메달을 획득한 윤지수(31)가 선수 생활을 마감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은퇴를 결심한 이유와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며, 후배들에게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윤지수는 최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올림픽 은퇴는 계속 생각해온 일”이라며 “정말 미련이 없다”고 단언했다. 8월 파리 올림픽에서 후배들과 함께 사상 첫 단체전 은메달을 따낸 지 두 달 만에 은퇴를 결심하게 된 그는 “대표팀 주장이 되면서 큰 스트레스를 느꼈다. 아시안게임에 나가는 것이 내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생각하니, 후배들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0년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 세 차례씩 출전하며 여자 사브르 대표팀의 중추 역할을 해왔다. 특히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 여자 사브르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고, 올해 파리 올림픽에서는 맏언니로서 팀을 이끌며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개인전에서는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윤지수는 “올림픽 개인전에서 기대만큼 성적을 내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마음의 여유가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선수 생활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도쿄 올림픽 단체전 동메달을 꼽았다. 코로나19로 대회가 연기되고,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겪었지만, 팀원들과 함께 이룬 성과는 그에게 많은 의미가 있었다. “그때의 고생이 더욱 기억에 남는다”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메달을 따낸 것이 정말 특별했다”고 회상했다.
윤지수는 “선수로서 ‘승부사’로 불리는 것을 가장 좋아했다”며 자신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그런 모습으로 남았으면 한다”고 바랐다. 그는 또한 아버지인 윤학길 KBO 재능기부위원회 위원과의 관계를 언급하며, “아빠와 닮은 것 같다. 조금 더 할 수 있을 것 같을 때 그만두고 내려오는 것이”라고 웃음을 지었다.
은퇴 후의 계획으로는 위례신도시에 자신의 이름을 건 펜싱클럽을 개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도자로서 내가 돋보이기보단 선수를 돕는 입장이 되고 싶다. 든든한 울타리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며 “선수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후배 선수들에게는 “이제는 너희들이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무게감과 책임감을 느끼며 활동하길 바란다”고 격려하며, “무엇보다 다치지 않고 오래 할 수 있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윤지수는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어 감사하다. 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도움을 준 트레이너와 비디오 분석관들에게도 특별히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며 은퇴 인사를 남겼다.
사진 = 윤학길 위원 제공 자료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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