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한국 야구대표팀의 불펜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는 박영현(21·kt wiz)이 동료에서 적으로 변신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29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 후, 그는 kt 동료 멜 로하스 주니어와의 맞대결에 대해 “당연히 삼진 잡아야죠”라며 단호하게 답했다.
박영현은 “올 시즌 로하스가 500타석 이상 서는 걸 가까이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그의 약점을 잘 알고 있다”며 웃음을 지었다. 로하스는 올해 144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329, 32홈런, 112타점을 기록하며 맹활약을 펼쳤다.
kt의 마무리 투수로서 박영현은 10승 2패, 25세이브, 평균자책점 3.52로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그는 팀의 승률 1위 타이틀(0.833)을 차지하며, 준플레이오프까지 kt의 승리를 위해 힘을 모았다. 이제 그는 프리미어12에서 한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로하스는 도미니카공화국의 대표로 각각 다른 목표를 가지고 경기에 임할 예정이다.
한국과 도미니카공화국은 11월 16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프리미어12 B조 예선에서 맞붙는다. 박영현은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경기니까 더 큰 책임감을 안고 던질 것”이라며 “로하스의 약점을 알고 있으니 집요하게 파고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박영현은 “삼진을 약속하긴 했지만, 사실 장담할 수는 없다”며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그는 “로하스도 내 약점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로하스에게 홈런은 맞지 않겠다. 안타를 맞더라도 장타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발 물러나기도 했다.
2024 프리미어12 한국 대표팀의 강점 중 하나는 바로 ‘강한 불펜’이다. 박영현과 김택연(두산 베어스)은 불펜의 핵심 멤버로, 류중일 감독은 “불펜 투구를 봤는데, 박영현과 김택연 모두 공이 좋았다”며 “대회 때 누굴 마무리로 쓸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박영현의 공을 받은 포수들도 그의 실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배터리를 이뤘던 김형준(NC 다이노스)은 “박영현의 공이 작년보다 좋아졌다”고 했고, 베테랑 포수 박동원(LG 트윈스)은 “박영현의 공이 정말 좋다”고 감탄했다. 박영현은 “포수 선배들의 칭찬을 받으니 더 힘이 난다”고 소감을 전했다.
프리미어12에서 박영현은 ‘긴 이닝 투구’에 대한 준비도 하고 있다. 그는 올해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PO에서 4경기에 등판해 1승 2세이브, 평균자책점 0(6⅓이닝 2피안타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기록했다. 특히 LG와의 준PO 4차전에서는 3⅓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구원승을 거뒀고, 당시 데일리 MVP에도 선정되었다.
박영현은 “대표팀 불펜 투수들의 구위가 정말 좋다. 이런 불펜진의 일원이어서 더 자부심을 느낀다”며 동료애를 드러내며 “포스트시즌까지 치렀지만, 이상할 정도로 몸 상태가 좋다. 프리미어12에서도 언제든지 등판해 팀이 원하는 만큼 던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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