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고척 김건호 기자] “제가 살 의향이 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지난 23일 소집, 24일부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비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대표팀은 젊은 선수들을 주축으로 꾸렸다. 그렇다고 베테랑이 없는 것도 아니다. LG 트윈스 박동원은 데뷔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훈련에 임하고 있다. 투수 중에서는 고영표(KT 위즈)가 맏형으로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올 시즌 초반 팔꿈치 굴곡근 손상으로 인해 긴 시간 전력에서 이탈했던 고영표는 18경기 6승 8패 100이닝 79탈삼진 평균자책점 4.95라는 정규시즌 기록을 남겼다.
고영표의 활약은 시즌 막판 빛났다. 9월 28일 수원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구원 등판해 5이닝 1실점 호투쇼를 펼쳤다. 10월 1일 SSG 랜더스와의 5위 결정전에서도 구원 등판해 1⅔이닝을 투구했다. 포스트시즌 무대에서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공을 던졌다. 가을야구 무대에서 자주 마운드에 올랐지만, 현재 컨디션에 큰 문제는 없다.
28일 대표팀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을 만난 고영표는 “컨디션은 훈련하며서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며 “몸 상태도 이상 없다. 부상 선수들이 빠져서 많이 아쉽다. 함께 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지금 함께하고 있는 선수들과 호흡 잘 맞추고 컨디션 끌어올려서 잘하겠다”고 말했다.
고영표는 2020 도쿄 올림픽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한 경험이 있다. 당시에는 고영표보다 경험이 많은 베테랑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고영표가 맏형으로 투수들을 이끌고 있다.
고영표는 “부담보다는 제가 후배들도 챙기고 즐거운 것 같다. 저도 또 젊어진 것 같다. 제가 말이라도 한마디씩 하고 분위기라도 잘 끌고 가야 된다는 생각이 든다. 더 즐겁고 젊어져서 팀에 활력이 있는 것 같다. 좋다”고 밝혔다.
대표팀이 소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아직 어색한 선수들도 있을 것이다. 고영표는 좀 더 빠르게 팀이 돈독해지기 위해 선수단 회식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그는 “제가 더 말도 하고 더 다가가려고 노력은 하고 있다. 그래도 좀 더 친해질 수 있는 계기나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서 회식 자리도 마련했다. 제가 적극적으로 건의했다”며 “밥도 먹으면서 얘기도 나누고 좀 더 빠르게 친해지는 것이 좋아질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휴일 하루 전이나 휴식일 때는 개인 시간을 갖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오늘(28일) 먹자고 했다”며 “제가 (박)동원이 형이랑 주장인 (송)성문이한테도 의견을 말했고 할 거면 빨리해서 빠르게 친해지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사비로 해도 제가 살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이 어깨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손주영(LG 트윈스), 문동주(한화 이글스)도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다. 박세웅(롯데 자이언츠)은 기초군사훈련을 받는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발 투수들이 나서지 못하는 상황, 남아있는 선발 자원들의 활약이 더욱 중요해졌다.
고영표는 “어느 팀을 상대하든 책임감 가지고 던질 것이다. 이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다”며 “어느 팀을 만나든 제 컨디션을 끌어올려서 좋은 투구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해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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