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WFC가 창단 7년 만에 해체의 위기에 처하면서 한국 여자 축구의 핵심 리그인 WK리그의 8개 팀 체제가 위태로운 상황에 놓였다. 28일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한국여자축구연맹은 창녕WFC의 현재 상황을 설명하고 운영 보조금을 요청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와 조만간 만나기로 했다. 연맹은 지원이 없다면 창녕WFC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창녕WFC는 2017년 이천 대교가 갑작스럽게 해체되면서 2018년 창단된 팀으로, 연고지는 경남 창녕군이지만 운영 주체는 여자축구연맹이다. 구단주인 오규상 연맹 회장은 창녕군의 보조금과 시설 지원을 받으며 팀을 운영해왔다. 창단 초기에는 대교의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을 승계해 운영 자금의 상당 부분을 연맹이 지원했으나, 최근 몇 년간 재정난이 심화되며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창녕군에 따르면, 팀 운영에 필요한 최소 비용은 약 12억 원에 달한다. 초기에는 3억 원 수준이었던 창녕군의 보조금이 최근 6억 원으로 늘어났지만, 여전히 운영에 부족한 상황이다. 연맹은 문체부 등의 보조금에 의존하는 공익 법인이지만, 최근 보조금 규모가 크게 줄어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1년까지 매년 30억 원가량 받던 보조금은 2022년 25억 원, 지난해에는 20억 원으로 감소했다.
COVID-19 대유행으로 후원사들이 이탈하면서 재정난이 더욱 심화되었고, 연맹은 WK리그 타이틀 스폰서 비용을 높이는 등의 노력을 했지만 여전히 운영 자금이 부족해 축구협회에 손을 벌려 간신히 올 시즌을 치르고 있는 실정이다. 매년 수억 원의 지원을 받기 위한 창구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은 창녕WFC와 WK리그 8개 팀 체제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창녕군 관계자는 “현재 6억 원 수준의 보조금으로는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스포츠 구단에 큰 비용을 투입하는 것”이라며, 팀 성적이 매년 하위권에 머물러 추가 예산 요청이 어려운 상황을 설명했다.
WK리그는 2017 시즌부터 8개 팀 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창녕WFC가 해체될 경우 9년 만에 7개 팀만 남게 된다. 이는 성인 여자 선수들이 활약할 무대를 줄어들게 할 우려가 크다. 2015년에는 7개 팀이 경쟁하며 213명의 선수가 있었으나, 8개 팀으로 확대된 이후에는 230명대로 유지되고 있다.
올 시즌 창녕WFC는 특히 힘든 해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대형 유망주인 이은영을 영입했지만, 28경기에서 2승 5무 21패에 그치며 성적이 저조했다. 또한, 골키퍼의 부상으로 인해 필드 플레이어인 이수빈이 골키퍼로 나서는 등 팀 내 상황이 악화되었다. 심지어 코치가 선수로 복귀해 경기에 출전하기도 했다.
여자축구의 저변 확대가 중요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지만, WK리그 전반의 부실한 실태가 창녕WFC의 위기에서 드러났다. WK리그는 프로가 아닌 실업 리그로서 중계 수익이나 관중 동원력이 부족해 기업의 후원을 받기 어렵다. 올 시즌 WK리그의 평균 관중 수는 261명에 불과하며, 창녕WFC는 146명으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연맹은 각 구단에 유소년 팀 운영을 의무화하는 규정을 마련했지만, 일부 팀은 이를 따르지 않고 있다. 서울시청 구단 관계자는 유소년 팀 운영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이로 인해 리그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비쳤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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