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28일 서울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을 방문해 대한축구협회와 차담을 나누며 협회의 운영을 높이 평가했다. 인판티노 회장의 방문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어워즈 참석을 위한 방한 일정 중 이뤄졌다. 그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만나 협회의 독립성을 지지하는 입장을 전했다.
이날 인판티노 회장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대한축구협회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 모범적인 사례”라며 남녀 축구뿐만 아니라 유소년 및 생활체육에 대한 투자가 잘 이뤄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 “대한축구협회는 매우 잘 운영되고 있다”며 “FIFA는 스포츠 자율성을 중시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정 회장과 축구협회를 대상으로 감사에 나선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체부는 정 회장의 4선 연임 시도와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등을 조사 중이다.
그러나 인판티노 회장의 발언을 두고 국내 여론은 비판적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누리꾼들은 “아무 말이나 하네”, “어딜 봐서 모범적?”, “립 서비스다. 실제로는 어떤지 잘 알 듯”, “웃고 갑니다 ㅋㅋ”, “양심이 있으면 저런 말 못 한다”, “좀 알아보고 오지”, “일부러 저러는 거겠지?” 등의 반응을 보이며 인판티노 회장의 평가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축구협회와 정 회장에 대한 팬들의 불신과 비난은 승부조작 비리 사면 파동, 클린스만 감독 선임 논란, 정 회장의 4선 연임 시도 등 누적된 사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4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의 작심 발언이 눈길을 끌었다.
박 위원은 정 회장 체제와 홍 감독 선임 과정과 관련해 “축구협회가 무능하고 불공정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회장 체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축구인으로서 참담하다”며 최근 일련의 사건들로 협회에 대한 국민적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은 이날 축구협회의 10대 문제점을 꼽으며 그중 가장 심각한 사례로 “승부조작과 비리 축구인 사면 파동,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의 불공정, 정 회장 체제의 독선적 운영”을 꼽았다.
특히 그는 승부조작 사범들을 사면하는 행위는 “반스포츠적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이런 사면 조치는 A매치를 앞두고 이뤄졌다. 이는 단순한 행정 오류가 아닌 의도적인 조치였다”며 축구협회의 운영 방식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또한 박 위원은 과거 클린스만 감독 선임 당시 전력강화위원회가 사전 논의 없이 발표 직전에 통보만 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에도 불공정한 절차로 선임된 감독이 실패했다”며 “파리올림픽을 준비해야 할 황선홍 감독을 A대표팀 임시 감독으로 겸임하게 한 결정이 문제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많은 이들이 위험하다고 반대했지만 판단을 못 했고, 그 결과 파리올림픽 진출에도 실패했다. 이 문제가 홍 감독 선임까지 이어졌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위원은 협회가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고 내부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의지나 능력이 없다는 점도 꼬집었다. 그는 “정 회장과 홍 감독은 팬들의 의견이나 국회의원들의 지적을 무시하고 있다”며 “이러한 폐쇄적인 구조를 열지 않으면 문제가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정 회장과 홍 감독은 외부 사람들의 의견을 귀담아듣지 않는 듯하다”며 “대기업 가문에서 자라온 정 회장은 일반적인 사람들과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팬들이 외치는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재하고, 축구협회 내부의 폐쇄적인 인사 시스템은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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