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이범호 감독이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KS) 4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선발 원태인을 상대로 승리한 원동력을 설명했다. KIA는 이날 경기에서 9-2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이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 원태인의 투구 수를 늘린 것이 승리의 중요한 요인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1차전에서 모든 타자가 원태인을 상대로 공격적이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오늘은 원태인이 같은 패턴으로 나올 것 같았고, 우리 타자들은 준비한 대로 원태인의 낮은 공을 잘 참았다”고 말했다. 특히 1번과 2번 타자 박찬호와 김선빈이 원태인의 투구 수를 늘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KIA 타자들은 원태인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원태인의 투구 수는 2회에 55개까지 치솟았다. 원태인은 3회에 어깨 통증을 느끼고 마운드를 내려갔고, KIA 타자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대거 6점을 뽑아내며 승부를 갈랐다.
이 감독은 “타자들의 집중력이 상당했다”며 “다만 광주에서도 홈런이 많이 나올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홈런에 대한 생각보다 집중 있는 타격을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태군이 3회 만루 홈런을 때린 것에 대해 이 감독은 “김태군의 타구는 평소에는 휘는데, 오늘은 안 휘어가더라. 나도 모르게 환호했다”고 회상했다. 선수 시절 ‘만루의 사나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 감독은 “앞으로도 팬들이 원하는 야구를 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이날 5⅔이닝 동안 6피안타 7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끈 선발 투수 제임스 네일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네일은 1회부터 5회까지 구속 저하 없이 전력으로 공을 던졌다. 네일이 없었으면 이번 경기는 물론 올 시즌 자체가 어려웠을 것이다. 참 고맙다”고 말했다.
네일을 6회 2사 2루에서 교체한 것에 대해 “경기 초반부터 전력으로 공을 던진 탓에 5회가 끝난 뒤 힘이 빠졌다고 했다”며 “구위가 떨어졌다는 것을 느낀 네일이 교체를 요청했는데, 6회 세 타자까지만 책임져 달라고 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네일은 약속한 대로 르윈 디아즈, 김헌곤, 박병호까지 상대했고, 준비했던 이준영을 교체 투입했다”고 덧붙였다.
이제 이범호 감독의 눈은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KS 5차전을 향하고 있다. KIA는 남은 3경기에서 한 경기만 승리하면 우승 트로피를 들 수 있다. 이 감독은 “기존 계획대로 양현종을 선발로 활용한 뒤 좋은 불펜 투수들로 뒤를 막을 것”이라며 “기존 계획을 수정하고 무리하면 잘못될 수도 있다. 냉정하게 원래 했던 방식으로 5차전을 치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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